[더파워 최성민 기자]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크게 달라졌지만, 숙취운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날 술을 마셨더라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술이 깼다고 느껴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주관적인 감각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음주운전과 동일한 법적 책임이 문제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숙취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알코올 분해가 개인마다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체질, 간 기능, 수면 상태, 연속 음주 여부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회식이나 모임이 잦은 시기에는 알코올이 체내에 누적돼 다음 날까지 잔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운전자가 “이제 괜찮다”고 느끼는 시점과 실제 신체 상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법적으로도 숙취운전은 일반적인 음주운전과 구분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3% 이상이면 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와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언제 술을 마셨는지는 판단 기준이 되지 않으며, 단속 시점의 측정 수치만으로 음주운전 여부가 결정된다. 전날 밤의 음주든, 새벽의 음주든 기준치를 넘는다면 동일한 처벌 대상이 된다.
숙취 상태에서의 운전은 사고 위험도 높다.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집중력과 판단력이 저하되고,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 역시 늦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단순 음주운전 처벌을 넘어 인명 피해에 따른 가중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가 발생하면 형사 책임뿐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보험 처리 제한 등 현실적인 부담이 함께 뒤따른다.
최근에는 경찰의 단속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 집중되던 음주 단속이 아침 출근 시간대나 주요 교차로,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으로 확대되면서, 숙취운전이 적발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운전자의 체감과 달리 객관적인 수치가 기준이 되는 만큼, “술이 깼다고 생각했다”는 사정은 법적 판단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숙취운전 사고는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유형의 범죄다. 음주 다음 날 운전이 예정돼 있다면 단순한 감각이 아닌 시간과 음주량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불안 요소가 있다면 운전을 피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더앤 김승욱 변호사는 “숙취운전은 전날 음주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운전대를 잡았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이 가볍게 평가되기 어렵다”며 “측정 수치가 기준을 넘는 순간 음주운전이 성립하는 만큼, 사고로 이어질 경우 형사처벌의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