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우영미(WOOYOUNGMI)가 1월 25일 현지시간 정오 12시 30분, 파리 17구의 유서 깊은 극장 살 와그람에서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공개했다. 프랑스 패션의 중심지에서 매 시즌 안정적으로 컬렉션을 선보여 온 우영미는 이번 시즌에도 예술성과 실용성을 균형 있게 결합한 무대로 현지 패션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컬렉션은 증기 기관차에서 지하철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해 이동하는 겨울 여행자들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역사적 우아함과 현대적 복식 규범을 교차시키며, 험준한 산맥과 도심을 오가는 여정을 통해 보온성을 갖춘 의류의 기능미와 설경이 주는 극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담아냈다.
에드워디안 시대와 1960~70년대를 아우르는 댄디 스타일의 테일러링은 벨벳과 헤리티지 원단을 통해 엄격하면서도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구현됐다. 아우터 소재를 몸에 밀착시킨 블레이저와 인조 아스트라칸 소재의 웨이스트 코트는 신체를 보호하는 구조적 기능과 유연한 형태를 동시에 완성했다. 여기에 가죽 필드 재킷과 풍성한 인조 모피 코트가 더해지며 세련되면서도 관능적인 무드를 강조했다.
정제된 도시미와 원초적인 자연 사이의 긴장감은 옷에 유목민적 감성을 불어넣는다. 볼륨감 있는 니트와 승마 바지, 시어링 청바지는 스트릿웨어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레인코트와 퀼팅 재킷은 테크노웨어 특유의 화려함을 더했다. 1930~40년대의 화려한 기억을 소환한 슬립 드레스와 이브닝 톱은 거대한 실루엣의 아우터와 결합되며 겨울철 이브닝 웨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우영미 FW26 피날레 / 제공. (주)쏠리드
특히 전형적인 겨울 의류를 한국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북유럽풍 니트 패턴은 한국 사찰의 단청 문양으로 변주됐고, 실크 스카프에는 눈 덮인 고궁과 탑의 풍경이 프린트돼 독창적인 미학을 담아냈다. 로고 펜던트가 돋보이는 하이 칼라와 헤리티지 캐리올 백, 하이킹 부츠 등 액세서리 라인은 여행의 황금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쇼는 현지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완성도와 실용성을 모두 갖춘 컬렉션이라는 평가와 함께, K-패션이 단발적인 흐름이 아닌 하나의 확고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영미는 서울 이태원과 맨메이드 도산, 파리 마레와 생토노레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중심으로, 현재 24개국에 걸친 다수의 매장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