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교통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하지만, 사고 이후 경찰조사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의 경우 단순 민사 분쟁을 넘어 형사 사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는 과실 비율을 다투는 민사 문제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신호 위반이나 중과실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형사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라면 특별한 법규 위반이 없더라도 형사 절차로 진행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때 경찰로부터 조사 출석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형사책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불안은 커진다.
대한변호사협회 교통사고 전문 김묘연 변호사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지시위반이 명확하지 않은 사고의 경우에도 일단 그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부상자가 있다면 형사 사건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억울함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고 구조와 법적 책임 범위를 정리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검찰 송치 여부와 재판 과정까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변호사 상담 없이 조사에 임할 경우, 의도치 않게 불리한 진술을 남겨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묘연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의 한 마디 진술이 이후 형량 판단의 기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사고 가해자 입장에서는 사고 직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의 방향과 대응 범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형과 양형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합의 여부와 정상참작 사유를 함께 검토·준비하는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합의 역시 중요한 요소지만,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다. 보험 처리 범위, 피해자의 치료 경과, 합의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묘연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접근 방식과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사건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피해자의 상태가 중상해로 확대되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경찰조사를 단순한 행정 절차로 여기기보다, 형사 책임의 출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 이후 혼자 모든 상황을 감당하려다 실수하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관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법적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이후의 대응은 선택의 문제다. 경찰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두려움에 앞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