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지역의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통합 모자보건 체계 구축에 국내 대학병원이 본격 나선다.
경희대의료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하는 약 200억원 규모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주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 관리 서비스 개선을 통한 통합적 모자보건 개선사업’의 PMC 용역 수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5년 12월부터 2029년 11월까지 4년간 진행되며, 다르에스살람 일대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의 질을 체계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경희대의료원은 국제보건의료 전문 비영리단체 메디피스와 공동수급(분담이행) 형태로 참여하며, 의료역량 강화 부문을 중심으로 약 55억원 규모를 담당한다.
신생아중환자센터와 산모·신생아 통합의료센터 신축 지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관리 교육과정·표준 매뉴얼 개발, 현지 의료인력 교육·초청연수, 의료장비 지원 및 활용 교육, 응급 후송 프로토콜 구축, 품질관리(QI) 멘토링·모니터링, 지역 의료기관 성과 평가·결과 공유 체계 마련 등이 주요 과업으로 포함됐다.
경희대의료원은 그동안 축적해 온 임상 경험과 국제보건 협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전반의 의학적 자문과 사업관리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의료질 평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 인력이 참여해 현지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한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형래 의과학문명원장과 PM(사업책임자)을 맡은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 등 전문가팀은 지난달 24일 다르에스살람을 방문해 착수 조사를 진행하고 현지 의료 인프라, 응급 전원체계, 의료인력 역량 등을 점검했다.
최용성 교수는 “탄자니아에는 우리나라처럼 119 응급 전원체계가 없어 위급 상황에서 신속한 이송이 어려운 구조가 영아 사망률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보건부가 구축한 ‘M-mama’ 산모·영아 전원 시스템이 있으나 비의료인 운전자와 일반 차량을 활용하는 한계가 있어, 1·2·3차 의료기관 간 안정적이고 신속한 전원 체계를 세우는 데 사업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지역전원병원을 축으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의료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은 무와나냐말라병원, 아마나병원, 테메케병원 등 3개 2차 전원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세 병원 모두를 대상으로 앰뷸런스를 포함한 응급 이송 장비와 필수 의료기자재를 지원하고, 의료진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공통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무와나냐말라병원과 아마나병원에는 건물 신축을 통해 신생아중환자실과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의료센터를 구축해, 중증 산모·신생아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점 병원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경희대의료원은 현지 MUHAS(무하스) 의과대학 교수진과의 교육·학술 교류 방안도 논의했다. 전공의·전문의 교육과 공동연구 등 장기적인 인력 양성과 학문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 사업 종료 이후에도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모자보건 서비스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오주형 경희대의료원장은 “이번 사업은 경희대의료원이 보유한 임상 전문성과 국제보건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원이 직접 책임을 지고 수행하는 공공보건 협력 프로젝트”라며 “착수조사를 통해 확인한 현장의 수요와 과제를 바탕으로 메디피스와 긴밀히 협력해 탄자니아 현지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형래 의과학문명원장은 “KOICA 모자보건 사업 수행은 경희대의료원이 국제 모자보건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공공보건 기여 경험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현지 의료진과의 협업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의 생존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역 보건의료체계가 자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희대의료원은 최근 2년간 의과학문명원 글로벌공공협력팀을 중심으로 콜롬비아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사업, 우즈베키스탄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형성조사사업, 우크라이나 심혈관병원 역량 강화사업 등을 수행해 왔다. 의료원은 탄자니아 모자보건 개선사업을 계기로 개발도상국 대상 보건의료 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공공보건 증진에 지속적으로 기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