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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는 끝났나? 역전세·반전세 전환 분쟁, 임차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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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는 끝났나? 역전세·반전세 전환 분쟁, 임차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대응 전략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2-25 12:44

전희정 변호사
전희정 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전세사기 처벌 강화와 제도 보완이 이어지는 사이, 전혀 다른 유형의 보증금 분쟁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전세사기범의 악의적 기획 없이도, 역전세난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평범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2~2023년 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들이 이제 만기를 맞으면서 역전세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국면이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결과로, '깡통전세'와 무자본 갭투자 구조가 결합되며 피해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특히 계약 단계에서부터 위험이 내재돼 있었던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임차인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세계약 과정에서 일반 임차인이 가장 의존하는 대상은 공인중개사다. 등기부등본의 권리관계나 선순위 채권 규모, 임대인의 신원과 대리권 여부 등을 일반인이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건들을 보면 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 위반 또는 부실 중개가 전세사기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결국 전세사기의 공모자로 부동산중개법위반 혐의를 받아 사기 피고인으로 공인중개사가 법정에 서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임대인이 직접 나오지 않았음에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과도한 근저당 설정 사실과 보증금 회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계약이 진행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가구주택에서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후순위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진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법률사무소 희승 전희정 대표변호사는 "전세사기 사건을 보면 계약 당시 이미 위험 신호가 존재했던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중개법상 단순한 소개인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부동산 임대차에 관한 권리관계를 조사하고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사안에 따라 형사 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사건에서는 계약 체결을 강요하거나 철회를 막기 위해 협박성 연락을 지속하는 중개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을 취소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거나 "고소하겠다" "수수료는 지급해야 한다"는 식의 반복적인 압박은 상황에 따라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통화 녹음, 문자 메시지, 내용증명 등 모든 기록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에는 계약 만기 전후로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도록 요구하거나, 보증금 일부만 반환한 채 잔금을 월세로 충당하자고 압박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역전세로 보증금 전액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동의 없이 계약 조건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이를 수용할 의무가 없다. 이러한 요구를 받았을 때 섣불리 합의하면 오히려 법적 권리를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차인이 반전세 전환을 거부하고 계약 종료 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다. 이 경우 갱신 거절 의사표시가 기간 내에 명확하게 전달됐는지, 구두 통보에만 의존하지 않았는지 등이 이후 분쟁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전세금반환청구소송을 통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판결에서 승소하는 것과 실제로 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은 채 퇴거하면 경매 절차에서 배당 순위가 뒤로 밀릴 위험이 있다.

전희정 변호사는 "역전세 상황에서는 임대인 스스로도 보증금 마련에 한계가 있다 보니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임차권등기명령과 가압류를 조기에 병행하는 것이 이후 경매·배당 단계에서의 권리 보전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전세금 반환 사건에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며, 임대인의 연락이 끊겼다고 기다리기만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공인중개사의 과실이 결합된 경우에는 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 공인중개사법은 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 당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중개사는 공제보험에 가입돼 있어 이를 통해 보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법원은 임차인에게도 일정한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책임 비율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계약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와 자료 제공을 요구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전문가들은 전세금 미반환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임대인이 파산이나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일반적인 민사 소송만으로는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 안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분쟁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법리 검토와 전략적 대응으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신속히 취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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