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보성아트센터, 아트페어대구에서 구조와 철학을 말하다
[더파워 최성민 기자] 2026년 5월, 대구 EXCO 서관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대구 2026는 단순한 미술시장을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과 방향을 가늠하는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10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프랑스·미국·일본 등 10여 개국의 화랑과 작가들이 함께하는 국제 규모의 미술 축제로 확장되었다.
특히 올해 대구 아트페어에서 주목받는 공간 가운데 하나는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금보성아트센터이다. 국내외 3만여 명의 작가를 전시하며 한국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네트워크와 전시 구조를 구축해 온 이 공간은 단순한 화랑을 넘어, 현대미술의 실험과 구조를 연구하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보성아트센터를 이끄는 금보성 관장은 작가이자 전시 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연결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그는 방글라데시 비엔날레와 튀르키예 앙카라 아트페어, 이스탄불 아트페어 감독 등을 맡으며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전시 기획을 진행했고, 동시에 ‘한글회화’라는 독창적 회화 언어를 구축해 왔다.
88회의 개인전을 이어온 금보성은 단순히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가가 아니라, 문자와 기호를 감각 구조로 확장시키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글 자음의 조형성과 동양철학의 감응 구조를 결합한 ‘한글회화’는 한국적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세계 여러 도시를 오가며 전시를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한국 작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드러내는 약점 역시 직접 목격했다고 말한다.
그가 특히 문제로 지적한 것은 작품 이전의 구조였다. 화려한 이미지와 개념은 넘쳐나지만, 정작 캔버스의 재료 선택과 프레임 구조, 색의 사용 방식에서는 국제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미술은 이미지 이전에 구조”라고 말하며, 한국 미술계에 만연한 저가 스기나무 재료가 고가로 유통되는 환경이 이례적이며, 유럽에서 스기나무는 캔저스 프레임으로 적합하지 않은 수종을 유독 한국만 사용하는 것은 친일 잔재의식이라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 결과 금보성아트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캔버스 연구와 제작까지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금보성 관장은 유럽형 구조 방식을 적용한 캔버스를 직접 디자인하고, 이를 중국 생산 시스템과 연결해 제작·보급하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구조와 규격을 갖춘 캔버스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다. 캔버스의 구조를 점검하는 아카이브 화동아트페어를 년 2회씩 진행하면서 캔버스 안정적 구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구 아트페어에서도 금보성아트센터는 캔버스의 긴장도와 재료의 안정성까지 함께 제안하며 현대미술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작품을 판매하는 시장을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 구조를 고민하는 실험에 가깝다.
한편 올해 아트페어대구 2026는 메인 갤러리 섹션 외에도 ‘HIGHLIGHT 특별전’, ‘LIGHT UP’ 신진작가 프로그램, 라이브 옥션, 도슨트 투어, 아티스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미술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지역 미술 행사를 넘어 동시대 미술 담론과 시장, 작가 정신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금보성아트센터 역시 예술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는 단순한 이미지나 시각적 표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시대정신, 그리고 보이지 않는 구조와 서사가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하나의 예술로 완성된다는 점에서다. 금보성아트센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콘텐츠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