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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증상 있는 청년, 지방간 위험 2배 높았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8-02 11:20

국내 19~44세 성인 7831명 분석…중증 우울 증상군 지방간 위험 약 2.41배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 을지대학교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 을지대학교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우울 증상이 있는 한국 젊은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간 위험이 약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지방간 위험도 커지는 경향이 확인되면서 청년층의 정신건강과 대사건강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 을지대학교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연구팀은 한국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과 지방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허연 교수와 오상훈 교수는 공동제1저자로, 남가은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2014~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44세 성인 1만955명 가운데 B형 또는 C형 간염 양성 판정을 받았거나 중등도 이상 음주를 하는 사람 등을 제외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7831명이다.

우울 증상은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선별도구인 PHQ-9 설문으로 평가했다. 지방간은 지방간 지수인 HSI를 활용해 정의했다.

분석 결과, 우울 증상이 있는 군의 지방간 유병률은 33.9%였다. 우울 증상이 없는 군의 23.8%보다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사회경제적 요인, 생활습관, 동반질환 등을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지방간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 정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최소 수준의 우울 증상군과 비교했을 때 중등도 우울 증상군의 지방간 위험은 약 1.95배 높았다.

중증 우울 증상군에서는 위험이 더 커졌다. PHQ-9 15점 이상인 중증 우울 증상군의 지방간 위험은 약 2.41배로 분석됐다.

비만이나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청년층에서는 우울 증상과 지방간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사적으로 취약한 청년일수록 우울 증상이 지방간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동안 우울 증상과 지방간의 연관성을 살핀 연구는 주로 중·장년층, 서양인, 특정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젊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젊은 성인을 대표하는 표본을 바탕으로 우울 증상과 지방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젊은 층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대사 이상을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연구팀은 우울 증상이 단순한 정신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청년에게 체중, 혈당, 지질 수치, 간 건강 등 대사건강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청년기의 지방간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향후 간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우울 증상과 지방간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다. 연구팀은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두 요인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젊은 시기부터 나타난 만성질환이 노년기 건강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자주 접하면서 시작됐다”며 “연구 결과 우울 증상이 단순한 정신건강 문제를 넘어 지방간과 같은 대사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한 만큼,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청년에서는 정신건강 평가뿐 아니라 체중, 혈당, 지질 수치, 간 건강 등 대사 건강도 함께 살펴보는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가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년기의 지방간은 향후 간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울 증상을 보이는 젊은 성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우울 증상과 지방간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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