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1000만원 주택 초기 지분 취득비용 1억2800만원…20년간 나머지 지분 매입
미취득 지분에는 임대료 부과…이익공유형은 분양가 70% 저리대출 추진
주택공급 선도지구 고양 창릉/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집값의 25%만 먼저 내고 입주한 뒤 나머지 지분을 20년에 걸쳐 취득하는 새로운 공공분양주택이 오는 12월 처음 공급된다. 수도권 평균 공공분양가격인 5억1000만원을 기준으로 초기 지분 취득비용은 약 1억2800만원이다. 정부는 지분적립형과 함께 분양가의 70%를 저리로 빌려주는 이익공유형 공공분양도 도입해 청년층 등의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8월 13일 발표한 도심 공급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분양주택 일부를 지분적립형과 이익공유형Ⅱ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 공급은 오는 12월 경기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에서 시작된다. LH가 공급하는 고양창릉 S-2블록 전체 1057가구 가운데 284가구를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후 공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연내 발표할 LH의 2027년도 분양계획에도 관련 단지를 포함할 방침이다.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은 입주자가 처음부터 주택 소유권 전체를 확보하는 대신 일부 지분을 먼저 취득하고 나머지를 순차적으로 매입하는 구조다. 최초 지분 취득 비율은 25%이며, 계약할 때 10%, 입주할 때 15%에 해당하는 지분을 취득한다.
이후에는 4년마다 15%씩 총 5차례에 걸쳐 나머지 75%의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최초 입주 이후 20년에 걸쳐 지분을 모두 확보하는 방식으로, 추가 지분의 취득가격은 최초 분양가에 기간이자를 더한 금액에 취득 지분율을 곱해 산정한다.
수분양자는 정해진 회차마다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야 하지만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최대 1년까지 취득을 유예할 수 있다. 유예기간에도 지분을 취득하지 않으면 사업자 환매 또는 전매 절차가 적용된다.
초기 지분 취득비용은 수도권 평균 공공분양가격인 5억1000만원을 기준으로 약 1억2800만원이다. 정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수준의 대출 도입도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대출이 가능해지면 초기 필요 자기자금은 약 7700만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출은 아직 확정된 제도가 아니다.
입주자가 주택 지분을 모두 취득하기 전까지는 공공사업자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에 대해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임대료 산정 기준은 인근 전세 시세의 90% 수준이며, 실제 납부액은 공공사업자가 보유한 지분율에 따라 결정된다.
국토부는 분양가 5억1000만원, 주변 전세 시세 4억원인 주택을 예로 들었다. 입주자가 25%의 지분을 취득하고 나머지 75%를 공공사업자가 보유하면 미취득 지분에 해당하는 초기 임대료는 전세보증금 기준 2억7000만원이다. 이를 전액 월세로 전환하면 월 79만원 수준으로 산정된다.
이 경우 입주자는 초기 지분 취득비용 1억2800만원을 내고 매달 약 79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하게 된다. 국토부는 주변 전세 시세와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보증금 1억3000만원으로 임차하는 경우 월세가 약 124만원이라는 비교 사례도 제시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의 임대료는 2년마다 5% 이내에서 증액할 수 있으며, 4년마다 주변 전세 시세의 90%를 기준으로 다시 산정한다.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 공공사업자가 보유한 지분이 줄어드는 만큼 임대료 산정에도 이를 반영한다.
전매제한기간은 10년, 실거주의무기간은 5년으로 설정된다. 전매제한기간에는 공공사업자에 대한 환매만 허용되며, 환매가격은 지분 취득비용에 기간이자를 더한 금액과 감정가격 가운데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전매제한기간이 지나면 사업자와 가격 등을 협의하고 동의를 받아 전체 지분을 전매할 수 있다. 이때 공공사업자에게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공급 대상에는 자산과 소득 기준도 적용된다. 총자산은 3억6200만원 이하로 제한하되 자녀 2명을 출산한 경우 4억3100만원까지 완화된다. 소득은 3인 가구 기준 월 753만원 이하이며, 맞벌이 가구는 월 1507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공급 물량의 70%는 특별공급, 30%는 일반공급으로 배정된다.
정부는 지분적립형과 별도로 '이익공유형Ⅱ' 공공분양주택 도입도 추진한다. 이 방식은 주택을 분양받을 때 주택도시기금에서 분양가의 70%를 저리로 의무 대출받도록 하고, 향후 주택 매각이나 대출 상환 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수분양자와 기금이 나눠 갖는 구조다.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이며 LTV 70%가 적용된다. 수도권 평균 공공분양가격인 5억10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대출을 제외한 초기 필요 자금은 1억5300만원으로 분양가의 30% 수준이다.
대출금리는 실행 시점의 디딤돌대출 기본금리보다 1%포인트 낮게 설정하고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금리 하한은 대출 약정 당시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상품의 최저 금리로 제한되며, 현재 기준으로는 연 1.2%다. 대출 구조는 3년 거치, 20년 만기 방식이다.
이익공유형Ⅱ는 기존 이익공유형인 나눔형과 차이가 있다. 나눔형은 공공사업자에게 환매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정산하지만, 이익공유형Ⅱ는 시장에서 주택을 매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출 평균잔액에 비례해 차익을 공유하며, 주택을 팔지 않고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도 정산 의무를 종료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모델에 따르면 LTV 70% 적용 시 수분양자가 가져가는 집값 상승 차익의 비율은 대출 평균잔액에 따라 30~89.5% 범위로 달라진다. 이익공유형Ⅱ의 전매제한기간은 5년이며, 수도권 실거주의무기간은 3년 또는 5년이다.
공급 대상에는 별도의 유형 제한을 두지 않지만 자산과 소득 요건은 적용된다. 총자산 3억6200만원 이하, 3인 가구 기준 월 소득 753만원 이하가 기본 조건이며 맞벌이 소득과 출산에 따른 자산기준 완화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이익공유형Ⅱ는 아직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연내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법령 개정 이후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오는 12월 고양창릉에서 처음 공급되는 물량은 이익공유형Ⅱ가 아닌 지분적립형 284가구다.
지분적립형 역시 일부 세부 규정은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정부는 개정 전까지 계약서상 특약 등을 활용해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분 취득 의무와 추가 지분 취득에 따른 임대료 재산정, 공공사업자의 우선매수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이 그동안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도 분양가가 부담되었던 분들께 실효적인 내 집 마련 지원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부담가능한 주거 선택지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