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고령자의 신체·정신적 기능을 평가하는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장기 사망 위험을 정밀검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인 3011명을 약 8년간 추적한 결과, 내재역량이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17~3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가정의학과 김선영·원장원 교수와 경희대 의대 김미지 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의대 김대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노인의 내재역량 평가 방식과 장기 건강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내재역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강조하는 개념으로, 걷기와 활력, 인지, 정서, 감각 등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의미한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에 참여한 70~84세 고령자 3011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과 병원 임상검사, 17개 검사를 종합한 정밀 분석점수 등 세 가지 방법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설문 방식도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를 선별하거나 장기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정밀검사와 유사한 정확도를 보였다. 다만 노쇠 여부를 판별하는 데는 정밀검사가 더 높은 판별력을 나타냈다. 내재역량 상위 10%에서는 노쇠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었던 반면, 하위 10%에서는 33~42%가 노쇠 상태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연령과 성별에 따른 내재역량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 곡선도 제시했다. 내재역량은 연령이 높을수록, 여성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건강 및 노화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선영 교수는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대상을 정밀검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국가 건강검진과 지역사회 노인 돌봄에서 설문형 선별검사를 활용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기존 조사 문항으로 평가 방식을 구성한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하려면 현장에 맞는 기준점을 새로 정하고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