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회원 960만명을 보유한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 수가 백만명 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금융당국은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규모와 피해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사는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이번 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와 피해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초 롯데카드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유출 데이터 규모는 1.7기가바이트(GB)였으나, 금융당국의 현장 검사 과정에서 실제 피해 범위는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유출 규모가 당초 파악보다 크다”며 “고객 정보 확인 즉시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수 역시 수만명 수준에 그치지 않고 백만명 단위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이 국회 강민국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는 카드 정보와 온라인 결제 요청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번 해킹은 지난달 14일과 15일 온라인 결제 서버를 겨냥해 발생했지만, 롯데카드가 이를 인지한 것은 17일 뒤인 지난달 31일이었다. 롯데카드는 이달 1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롯데카드가 카드 교체 등 실질적 조치와 함께 고객 보상 방안까지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SK텔레콤은 해킹 피해 이용자에 한 달간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신사와 금융사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라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보안 투자보다 수익성에 치중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지적도 업계에서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이미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