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환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24일 “최근 1~2주간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상황을 정비하는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메시지는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 나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원 오른 1484.9원에 출발해 장중 연고점(4월9일, 1487.6원)에 근접한 수준을 오가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경고에 나서자 환율은 한때 1460원대 중반까지 20원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선물환 포지션 규제 합리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완화, 거주자 원화 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국민연금 외환 운용 ‘뉴 프레임워크’ 모색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내 7대 기업 관계자들과 긴급 환율 간담회를 여는 등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상황도 점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한시 면제하고, 같은 기간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는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말 환율 종가 관리를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환헤지를 통한 달러 매도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환당국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대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 시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단호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투기적 움직임으로 인한 과도한 쏠림에는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