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지난 28일 세계 3대 선급 기관 중 하나인 영국 로이드선급(Lloyd’s Register)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을 대상으로 개념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왼쪽부터 홍충식 로이드선급 극동아시아 전략기획 부사장,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
[더파워 이설아 기자] 미래 해군 전력의 패러다임 전환을 표방한 한화시스템의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이 국제 선급으로부터 개념설계 승인을 받으며 수출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이 영국 로이드선급(Lloyd’s Register)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개념설계 인증(AIP·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선급협회(Classification Society)의 인증은 함정이 국제 규정과 해군 건조 기준에 부합하도록 안전하게 설계·건조됐는지를 제3의 독립기관이 검증하는 절차로, 해외 수출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미래 해군의 차세대 유인함정 개념으로 ‘스마트 배틀십(Smart Battleship)’을 제시해 왔으며, 이번 AIP 획득으로 국제 해군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설계 신뢰성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스마트 배틀십 개념을 구체화한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은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2000톤급 함정으로, 미래 해양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지향한다. 한화시스템은 40여 년간 축적해 온 해양 시스템 기술과 차세대 스마트 해양 솔루션을 이 함정에 집약했다. AI 기반 지능형 전투체계(CMS), 추진계통 상태 감시 및 고장 예지가 가능한 지능형 통합기관제어체계(ECS), 두 명의 승조원만으로 운용 가능한 콕핏형 통합함교(IBS), 능동형위상배열(AESA) 기술을 적용한 4면 고정형 다기능 레이더(MFR), 무인체계 운용 솔루션, 스텔스 설계 등을 통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지능화·자동화 중심으로 설계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 함정은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인 스텔스 형상으로 설계돼 적 레이더에 탐지될 위험을 낮췄으며, 기존 유인 함정 대비 필요 승조원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한화시스템은 인력 감축을 통해 인건비와 장기 운용·유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동시에, 전 세계 해군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병력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에 AIP를 받은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을 시작으로 2000톤급 이하 다양한 함정 모델을 추가 개발해 수출형 함정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설계 단계부터 로이드선급의 국제 함정 건조 기준을 반영해 글로벌 수준의 안전성과 설계 신뢰성을 확보하고, 향후 수출 대상국 해군이 요구하는 별도 인증도 선제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스마트 다목적 전투함은 AI와 자동화를 기반으로 해군 전력 운용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차세대 해양 플랫폼”이라며 “이번 AIP 획득을 계기로 글로벌 해군의 미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K-해양 방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