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현대차 주가 급등이 실적 개선보다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가격) 재평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주가 향방은 ‘가치’보다 ‘수급’에 좌우될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26일 현대차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고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43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목표주가는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자동차 부문 10배, 금융 부문 12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산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6년 예상 EPS는 2025년 대비 2% 증가하는 수준이지만, 주가는 같은 기간 72%나 뛰어 ‘이익 상승 없이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주가 급등 배경으로 4분기 배당 기대, CES 이후 부각된 보스턴다이내믹스(BD) 지분 가치, 그리고 이익 개선을 웃도는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을 꼽았다.
수급 측면에선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눈에 띈다. 올 1월 들어 23일까지 개인투자자의 현대차 순매수 금액은 3조4천억원에 이르는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3조2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외국인 지분율은 2025년 말 36%에서 최근 33%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9년 말 이후 코스피 누적 개인 순매수대금 중 현대차 비중은 6%까지 치솟았다. 유안타증권은 “예탁금이 9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외국인은 여전히 추가 매도 여력이 있다”며 “향후 주가는 적정가치 산정보다 매수·매도 주체의 흐름을 얼마나 기민하게 읽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은 완만한 성장세다. 유안타증권은 현대차의 매출액이 2025년 190조198억원에서 2026년 203조308억원으로 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조832억원에서 13조8800억원으로 증가해 영업이익률 6.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지배주주 순이익은 11조794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2%로 추정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는 목표주가 산정에서 제외했다. 유안타증권은 “CES 이후 BD 지분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됐지만,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추가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HMG글로벌을 통해 보유한 BD 지분은 유동화 가능성이 제한적인 데다 객관적인 가치 산정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는 개인 매수세가 이끄는 가운데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자동차와 금융 부문의 구조적 이익 체력과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중장기 성장 여력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