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6 고등학생대표협의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손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부산교육청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학생들의 말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4일 부산 연제구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고등학생대표협의회는, 그 변화의 출발선에 선 자리였다.
부산지역 고등학생 대표 170여 명이 모였다. 형식은 익숙했지만 내용은 달랐다. 학생들은 학교 현장을 스스로 진단하고, 수업 방식부터 평가, 학교 문화까지 손에 잡히는 개선안을 꺼냈다. 교실에서 쌓인 불편이 정책 문장으로 번역되는 순간이었다.
오전 특강은 몸을 푸는 시간에 가까웠다. 진짜 장면은 분임 토의였다. 8개 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은 ▲획일적 평가 방식 ▲자기주도 학습의 한계 ▲학생회 권한의 실효성 부족 등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듣기 좋은 말 대신, 실제 작동하는 대안을 내놓으려는 분위기가 읽혔다.
오후 토크 콘서트에서는 긴장이 더 선명해졌다. 학생들이 교육감에게 직접 제안을 던졌고, 김석준 교육감은 현장에서 답했다. 다만 이 장면이 ‘기록’으로 끝날지,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육청은 제안된 안건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이 원하는 것은 검토가 아니라 변화다.
같은 시기 교육청은 임시정부 수립 기념 전시도 연다. 발자국을 따라 역사를 걷게 하는 구성, 체험형 콘텐츠까지 갖췄다. 교육의 또 다른 축인 ‘기억’은 충실히 준비됐다. 이제 남은 건 ‘현재’다. 학생의 목소리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