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3.50~3.75% 유지했지만 세 명은 0.25%포인트 인상 요구…한은, 7월 물가 확인 뒤 결정
신현송 한은 총재/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위원 3명이 인상 의견을 내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달 회의에서는 위원 12명이 모두 동결에 찬성했지만 이번 표결은 9대3으로 나뉘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물가 불안을 이유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올해 1월과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됐다.
금리를 유지한 연준의 메시지는 물가 안정에 무게가 실렸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노동시장도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사실상 2%보다 높은 물가를 용인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완화된 인플레이션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연준 내부에서 인상 의견이 세 표로 늘면서 금융시장의 관심은 연내 긴축 재개 시점으로 옮겨갔다. 금리 선물시장은 회의 직후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약 72%로 반영했다. 다만 워시 의장이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고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이미 긴축됐다는 점을 언급해, 당장의 인상을 확정적으로 예고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선택지도 한층 복잡해졌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며 3년6개월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연준의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 1%포인트를 유지했지만, 미국이 9월 인상에 나설 경우 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어 환율과 수입물가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지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보다 0.6% 성장해 한은의 종전 전망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과 투자가 성장세를 이끌고 내수와 민간소비도 개선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가도 아직 한은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까지 높아졌고, 한은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시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5월 2.5%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일시적 충격에 그칠지, 서비스 가격과 내수 물가로 확산할지가 연속 인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연속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이나 11월 추가 인상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환율이 최근 1400원대 중반으로 내려왔고 물가 상승세가 3분기부터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은 한은이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다는 근거로 거론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면서도 “인상 시기와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입수되는 데이터와 경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다음 달 초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를 확인한 뒤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