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사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200억원대 고급주택이다. 한 조사대상 법인은 해당 주택을 법인 명의로 취득한 뒤 수년에 걸쳐 100억원대의 증축·인테리어 공사비까지 회사 자금으로 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주와 자녀들은 인근에 이미 약 300억원대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법인이 취득한 주택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했다.
법인자금은 급여 명목으로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법인은 사주에게 동종업계 최고 급여 수령자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약 150억원을 지급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일가에게도 약 50억원의 인건비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폐업법인 등에 대여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약 50억원의 법인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포착됐다.
사업과 관련없는 원거리의 서울 소재 고가주택을 취득해 사주일가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업체/자료 국세청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40억원대 하이엔드 빌라를 '황제사택'으로 사용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법인은 사주가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 채 빌라를 전용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유학 중인 사주 자녀를 위해 고급 레지던스 임차비를 대신 내주고 체류비를 지원하기 위해 사주 배우자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약 30억원의 법인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함께 조사한다.
사업장과 멀리 떨어진 서울 아파트를 사주일가에게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한 법인은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40억원대 아파트를 사들여 서울에서 근무하는 자녀 등 사주일가가 무상으로 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아파트에 부과된 종합부동산세와 관리비, 인테리어 비용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주는 실제 근무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자신의 개인사업에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을 임차한 뒤 고액의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인의 주주인 자녀들에게 이익을 넘긴 혐의도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시가 60억원 상당 오피스텔을 사주에게 헐값에 제공한 법인도 적발됐다. 이 법인은 소액의 임대료만 형식적으로 받은 데 이어 특수관계법인들과 순환거래로 매출을 부풀리고 페이퍼컴퍼니로부터 거짓 세금계산서를 받아 소득을 줄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현지법인에는 대부투자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뒤 장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약 100억원의 법인자금을 빼낸 혐의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법인을 활용해 부동산 규제를 피한 사례도 국세청에 포착됐다.
고가 오피스텔을 취득해 사주에게 저가로 임대하며 분식회계로 매출을 부풀리고 변칙적인 해외 송금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한 업체/자료 국세청
한 사주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관리처분계획인가 직전에 취득해 1세대 2주택자가 되자 기존에 보유하던 약 40억원의 고가주택을 일시적 2주택 기간 안에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에 넘겼다.
이를 통해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은 뒤에는 법인에 넘긴 기존 주택에서 임대료 없이 계속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 취득한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향후 수십억원의 시세차익도 예상된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한남동 고가 아파트를 취득해 사주일가에게 제공하고, 허위 인건비로 사주일가에게 법인 자금을 유출한 업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시가 약 100억원 고가 아파트를 법인이 매입해 사주일가에게 제공한 사례도 있다. 사주일가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강남지역 고가 아파트 2채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면서 법인 명의 한남동 아파트에서 거주해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다주택 규제를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시가격 합계가 약 200억원인 고가주택 2채 가운데 한 채를 법인 명의로 사들여 두 채를 사실상 하나의 주거공간처럼 사용하면서 종부세 부담을 줄인 사례도 확인됐다.
법인이 사업자대출을 받은 뒤 그 자금을 사주 자녀의 30억원대 단독주택 구입에 지원하고 인테리어 비용까지 대신 부담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직원 복지'라는 명목으로 취득한 콘도와 별장을 사주일가만 사용한 사례도 다수 포착됐다.
한 법인은 계열사를 동원해 100억원대 초호화 별장을 취득한 뒤 외부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사주일가 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세차익을 노려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한 사주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누리도록, 기존 주택을 양수하여 무상으로 제공한 업체/자료 국세청
또 다른 외국계 법인은 1박 이용료가 300만원에 달하는 60억원 상당의 고급 단독주택형 콘도를 '회장님 별장'처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법인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사주 소유 아파트의 인테리어 공사비 약 20억원까지 대신 부담하고 사주 동생이 지배하는 국내 관계사와 고령의 사주 누나에게 수수료·급여 등의 명목으로 약 60억원의 법인자금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강원도 평창의 회원제 골프장 안에 있는 고급 콘도를 약 30억원에 사들인 뒤 직원 복리후생 시설인 것처럼 사내 공문과 사용일지를 꾸민 사례도 적발됐다. 해당 법인은 이를 통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법인은 사주일가의 귀금속·명품 구입 비용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재산적 가치가 없는 영업권을 사주에게서 취득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조사받는다.
전용 야외수영장까지 갖춘 고급 단독주택을 직원 기숙사라고 신고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받고, 직원 자녀가 설립한 법인에 유지보수 용역비를 부풀려 지급하거나 사주 자녀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일시보관과 계좌조회, 디지털 포렌식 등 가용 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유출된 법인자금이 사주일가 개인 재산 형성에 사용됐는지도 자금 흐름을 추적해 확인하기로 했다.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빼내 사주 등이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은 사실이 확인되면 귀속자를 밝혀 해당 이익에 과세할 계획이다.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치한다.
고가 법인주택 전수검증은 이번 50개 업체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법인들의 탈루 혐의도 분석하고 있으며 혐의가 중대한 업체는 순차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검증 범위도 국내 고가주택에서 해외로 넓힌다. 국세청은 사주의 해외 유학 자녀에게 법인 명의 사택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유학비·생활비를 회삿돈으로 지원하는 등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