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민영 기자] 스코어만 보면 16점 차 완승이다. 3쿼터에는 한때 30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경기 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의 평가는 승리보다 ‘기강 부족’에 가까웠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승을 따내고도 마지막 10분 때문에 시원하게 웃지 못했다.
한국은 1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2-66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이 치른 첫 공식 일정으로, 남자농구가 첫 승전보까지 책임졌다.
승부는 3쿼터까지 한국이 완전히 지배했다. 41-28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3쿼터에 33점을 몰아쳤다. 한때 43-35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정현과 이우석의 외곽포 이후 21점을 연속으로 넣어 69-40까지 달아났다. 3쿼터 종료 때 점수는 74-47이었다.
이현중이 공격의 중심이었다. 8개의 야투를 성공시키며 23점을 기록했고 3어시스트와 3스틸도 보탰다. 이우석이 18점, 이승현이 13점 6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사우디의 208㎝ 센터 모하메드 알수와일렘은 한국의 집중 수비에 막혀 14점에 그쳤다.
문제는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고 여긴 뒤였다. 27점 차로 시작한 4쿼터에서 한국은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급격히 무너졌다. 사우디에 19점을 내주는 동안 한국의 득점은 단 8점이었다. 4쿼터 한때 연속 10실점했고, 이현중이 경기 종료 5분53초를 남겨놓고서야 팀의 4쿼터 첫 득점을 올렸다.
마줄스 감독은 이를 체력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점수 차가 벌어진 뒤 집중력을 잃었고 수비 전환과 약속된 공격에서 문제가 생겼다며 ‘규율과 기강 부족’을 지적했다. 대회 첫 경기를 16점 차로 이겼지만 우승 경쟁을 생각하면 그대로 넘길 수 없는 장면이었다.
여준석의 상태도 변수다. 여준석은 3쿼터 발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고 정확한 상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은 11일 인도네시아를 거쳐 13일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승리와 숙제를 동시에 챙겼다. 30점 차까지 상대를 밀어붙인 3쿼터의 농구를 보여줄지, 8점에 묶인 마지막 10분이 반복될지. 12년 만의 정상 탈환 가능성을 가를 장면은 오히려 대승 속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