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염을 의심하지만, 대장에 생긴 염증인 '게실염'도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른쪽 대장에 게실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두 질환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게실염은 가벼운 염증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심하면 장천공이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 따르면 게실은 대장 벽의 약한 부분이 바깥쪽으로 돌출되면서 형성된 작은 주머니를 말한다. 게실이 생긴 상태는 '게실증', 이곳에 염증이 발생하면 '게실염'으로 구분한다. 게실증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염증이 생기면 복통과 발열, 오한,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 위치는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오른쪽 대장에 게실염이 생기면 충수염처럼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나타나고, 왼쪽 대장에 발생하면 왼쪽 아랫배가 아픈 경우가 많다. 변비나 설사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임채동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에 게실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염증이 발생하면 복통과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게실염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른 복부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실염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이 활용된다. 특히 복부 CT는 염증이 발생한 위치와 범위, 농양이나 장천공 등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장내시경은 급성 염증이 심한 시기를 피해 회복 이후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합병증이 없는 가벼운 게실염은 식사 조절과 통증 관리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며, 항생제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반면 농양이 발생하면 배액술이 필요할 수 있고, 장천공으로 복막염이 생기거나 장폐색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임 교수는 "게실염은 염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장천공이나 복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수술 여부는 재발 횟수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염증의 심각도와 합병증 유무,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게실염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급성 게실염 치료 중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식사 조절이 필요하며, 복통이 지속되거나 발열이 동반되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