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이민우 기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초반 득점 1위를 달리는 푸키의 모습은 사실 끝없는 도전 정신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개척한 결과다.
푸키는 축구 변방 핀란드 태생 출신으로 그간 여러 명문 리그와 팀을 거쳤다. 유망주로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뛰는 팀마다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이 앞을 가로막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에서 B팀에 몸담아 실력을 쌓았지만, 프레데릭 카누테와 루이스 파비아누 그리고 알바로 네그레도 등 탄탄한 세비야 스트라이커진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푸키는 첫번째 시련 이후 핀란드로 돌아왔다. 강호 HJK 헬싱키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샬케04와 만난 유로파리그에서 왼발과 오른발로 엄청난 결정력과 침투 능력으로 2골을 터뜨렸다. 샬케04 보드진은 자신들의 골망을 가른 젊은 공격수를 놓치지 않았다.
사진=샬케04
푸키는 우여곡절 끝에 샬케04에 입단해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그러나 샬케04에는 부동의 주전 공격수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자리잡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라울 곤잘레스도 존재했다. 푸키는 첫 시즌 주로 교체 출장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리그 19경기 5골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했으나, 팀 계획에서 점차 밀려났다.
여기에 샬케04는 처음과 달리 푸키를 그다지 믿지 않는 듯. 아담 살라이와 에두같은 다른 공격수를 연이어 영입했다. 샬케04에서 푸키의 입지는 점점 더욱 좁아졌다.
결국 푸키는 다시금 출전 기회를 찾아 스코틀랜드 셀틱FC로 떠났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생활 역시 쉽지 않았다. 이적 초반 9월에 2골을 뽑아냈지만, 이후 부진하며 3개월 동안 리그에서 침묵했다. 12월 간신히 1골을 득점하며 체면치레를 했으나, 셀틱은 푸키에 실망한 상태였다. 푸키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된 리 그리피스에 밀려났다. 또 다시 주전 자리를 얻기 위해 새로운 팀을 물색해야했다.
이런 푸키에 손을 내민 팀은 덴마크 수페리가의 명문 브뢴비였다. 푸키는 새 팀에서 훌륭히 적응하며, 첫 시즌과 두 번째 시즌 연이어 리그 9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2016-17시즌, 푸키는 완벽하게 준비를 마친 듯 정규리그 16골, 챔피언십 라운드 4골을 퍼부었다.
사진=브뢴비
2017-18시즌에도 정규리그 11골을 터트리며, 브린뷔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이끌었고, 챔피언십 라운드에서도 6골을 기록해 공격 선봉장을 맡았다. 안타깝게도 소속팀 브뢴비는 챔피언십 라운드에서 미트윌란에게 1위를 내줘 리그 우승컵을 드는데 실패했지만, 푸키와 함께 덴마크 컵에서 우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푸키는 덴마크에서 활약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십 노리치 시티의 눈에 포착됐다. 노리치 시티는 즉각 영입을 결정했고 이는 2018-19시즌 챔피언십 최고의 선택이었다. 푸키는 노리치 시티에 이적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골을 쏟아냈다. 8월과 9월부터 리그 5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2월 한달에만 6골을 기록해 뜨거운 득점 본능을 뽐냈다.
잉글랜드 데뷔 시즌 푸키 최종 성적은 리그 43경기 출전 29골 그리고 챕피언십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승격. 2018-19시즌은 푸키에게 있어 매번 넘지 못했던 명문 리그로 문턱을 자신의 활약으로 넘어버린 감격스러운 시기였다.
그리고 푸키는 마침내 2019-20 프리미어리그 시즌 3경기 5골을 터트리는 폭발력을 과시하며 그간 설움과 고생을 씻어냈다. 번번이 외면 당했던 명문리그 중 최고로 손꼽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셈이다.
푸키의 활약은 시즌 초반이긴해도 독보적이다. 푸키는 1라운드 리버풀과 경기에서 4-0으로 뒤진 후반 만회골을 터트리며 발끝을 예열했다. 이후 뉴캐슬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완승을 팀에 선물했고, 첼시와 일전에서도 득점하며 명승부를 이끌어냈다.
특히 단단한 수비력을 갖춘 리버풀과 첼시 수비진의 방해를 견디면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푸키의 활약을 지켜본 동료 선수와 팬 그리고 언론은 푸키를 "노리치 시티의 레반도프스키", "카나리아 군단 노리치의 날카로운 돌격대장"이라며 연일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침내 미운 오리에서 아름다운 카나리아가 된 푸키. 험난한 '인생 역정'을 겪은 핀란드 중고 신인 스트라이커가 보여줄 새로운 활약과 '인생 역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