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더파워 이경호 기자] 삼성전자가 혁신 기술을 통해 기후 극복에 동참하고 탄소중립 달성을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환경경영 과제에 7조원 이상을 투입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초저전력 반도체와 전력이 덜 드는 전자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해 사용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2021년 기준 25.8TWh)을 사용하는 ICT 제조기업이다.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불리한 상황이지만 환경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 전환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요소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 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조달에 필요한 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50년 직·간접 탄소(스코프 1·2)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2030년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전력 소모가 많은 DS(반도체) 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Scope1)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는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또한 전력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스코프2)을 줄이기 위해 최근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에 가입했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우선 5년 이내에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DX 부문의 경우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핵심 반도체 사업장이 자리 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제품의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TV·냉장고·세탁기·에어컨·PC·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부품(압축기·열교환기·반도체)을 적용하고, 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1500여대)을 100%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한편 향후 기타 간접배출(Scope3) 중장기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공급망·자원순환·물류 등에서 다양한 감축과제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또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과 이행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삼성EHS전략연구소가 준비한 탄소 감축성과 인증체제에 참여해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며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탄소감축 인증 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점검을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도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 대한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인해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이 2030년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인데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