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더파워=최병수 기자]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 수준을 감안한 우리 가계의 실질 소득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출 항목 중에서는 연료비가 역대 최고 증가 폭을 기록했는데, 특히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7.9% 증가한 312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1인 가구 포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다만 사업소득은 10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건비가 늘고 원자재 값이 상승한 영향이다.
하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이에 3분기의 2.8%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실질소득 감소 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6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출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2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소비지출이 같은 기간 5.9% 늘어난 269만7000원으로 4분기 기준으로 2009년의 7.0% 증가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이 16.4% 급증해 1인 가구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교통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 기름값 등이 포함된 운송기구 연료비가 9.1% 증가했다. 항공요금을 포함한 기타운송비 지출은 56.5% 급증했다.
세금이나 이자 비용 등을 의미하는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특히 이자 비용 지출이 28.9% 급증했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국내 대출 시장에 따라 금리 상승과 함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9.8%), 식료품·비주류음료(-1.9%) 지출이 감소한 반면 음식·숙박(17.5%), 교통(10.2%), 오락 문화(18.4%), 교육(12.2%) 등 부분에서 지출이 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할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7.4%), 가정용품·가사서비스(-13.9%), 주거 수도 광열(-3.9%) 등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지난해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 숙박(15.0%), 식료품·비주류음료(14.8%), 교통(12.0%), 주거 수도 광열(11.5%) 순이다.
정부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6조 원 규모의 약자 복지 사업을 선정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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