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이른바 '고용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 고용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6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1천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1.2%(1만9천명) 감소했다. 이 지표는 2023년 3월 이후 28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구직 인원은 38만7천명으로 11.9%(4만1천명) 늘었다.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느는데 기업의 구인 수요는 줄면서, 구인 인원을 구직 인원으로 나눈 ‘구인배수’는 0.39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0.49)보다도 낮은 수치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증가했지만, 업종별·연령별로는 심상치 않은 흐름이 감지된다. 6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천559만명으로 전년 대비 1.2%(18만1천명) 늘었다. 여성 가입자가 14만4천명 늘어난 반면 남성은 3만6천명 증가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18만6천명), 30대(7만2천명), 50대(4만9천명)가 늘었지만, 29세 이하(-9만3천명)와 40대(-3만4천명)는 줄었다. 청년층의 고용 축소는 2022년 9월 이후 34개월 연속, 40대는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0만1천명 늘며 전체 가입자 증가를 견인했지만, 건설업(-1만9천명)은 23개월 연속 감소했고, 제조업도 전월 대비 1천명 감소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 내에서도 내국인 가입자가 2만1천명 줄어 감소폭이 전월(1만6천명)보다 더 커졌다. 반면 외국인 가입자는 2만명 증가에 그쳐 내국인 감소분을 메우지 못했다.
고용부는 제조업의 경우 상반기 성장률과 수출 부진에 이어 하반기에는 더 어려운 여건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미국 무역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제조업 내 구인 수요가 움츠러들고 있다”며 “바이오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고용 둔화 또는 감소폭 확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실업급여 수급자는 늘었다. 6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6천명으로 전년 대비 2.4%(2천명) 늘었고, 지급자는 65만4천명으로 5.0%(3만1천명), 지급액은 1조516억원으로 10.9%(1천36억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1천400명), 제조업(900명) 등에서 신청자가 늘어난 반면, 숙박음식업·개인서비스·공공행정 등은 줄었다.
고용부는 하반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 확대와 추가경정예산 효과로 일부 회복 가능성을 점쳤지만, 제조업과 청년층 일자리 개선에는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