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집값 상승과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상징되는 투자열풍으로 인해 청년 4~5명 중 1명은 연소득 3배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사이 이런 위험한 수준의 빚을 지고 있는 청년의 비율은 2.6배나 높아졌다. 빚이 없는 청년을 포함해 1명당 8000만원이 넘는 부채가 있는 셈인데, 이런 평균 부채액 역시 10년새 2.5배 커졌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 실태 및 대응방안'(곽윤경 외)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19~39세 청년이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2021년 8455만원이었다.
이는 2012년 3405만원에서 약 2.5배 상승했다. 여기서 부채는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융부채로, 평균값은 부채가 없는 청년도 포함됐다.
부채의 위험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 소득대비 부채비(DTI·총부채상환비율)를 따져봤더니, 청년가구주 가구 중 300%가 넘는 경우가 21.75%나 됐다. 2012년 8.37%였던 것에 비해 10년새 2.6배 급증한 것이다.
DTI가 300% 이상인 경우는 부부가구와 자녀가구에서 1인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았고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소득 저분위(저소득자)일수록,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컸다.
연구진은 DTI 외에 소득 대비 부채상환비(DSR)가 30% 이상일 때, 자산 대비 부채비(DTA)가 300% 이상인 경우를 위험한 상태로 간주했는데, 이들 지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청년들의 빚이 급증한 것은 집값 급등과 이로 인한 주택 마련의 어려움 심화, 부동산 투자 열풍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보사연의 분석이다.
평균 부채액 8455만원 중 79%인 6649만원은 금융기관 담보대출이었고, 금융기관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포함)은 1342만원이었다. 10년 사이 금융기관 담보대출이 2.6배, 금융기관 신용대출이 2.0배로 늘었다.
용도별로는 주거마련을 위한 부채가 69%인 5820만원이었고 사업·투자 용도가 1398만원이었다. 10년 새 주거마련 용도가 2.9배, 사업·투자 용도가 1.6배 올랐다.
보고서는 "주거 마련을 위한 부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주거 목적이 아닌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투자를 위한 부채가 늘어나는 현상이 보인다"며 "영끌과 빚투로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구매한 이들은 향후 자산 감소, 부채 증가 등으로 사회적 약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