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유연수 기자) 국내 소주업계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증류식 소주 생산설비 추가 증설에 나선다.
팬데믹 기간 동안 '홈술' '혼술' 트렌드로 성장한 프리미엄 소주 시장 규모가 약 2000억원에 육박하면서 하이트진로가 증류식 소주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일 창립 10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이재복 이천공장장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증류식 소주 설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주류 음용 패턴이 많이 바뀌고 다양화됐다"며 "우리나라 주류 문화가 더 풍성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이트진로가 공개한 이천공장에서는 참이슬·진로 등 희석식 소주 뿐만 아니라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가 생산되고 있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증류식 소주 숙성고에는 증류식 소주 원액이 담긴 200리터짜리 목통 약 5000여개가 보관되어 있다. 숙성 총량만 100만 리터에 육박한다.
목통은 모두 버번위스키를 한 번 숙성했던 것으로, 미국에서 수입했다. 하이트진로는 주기적으로 목통 상태를 확인하고 보수하거나 폐기하며 교체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진로 전신)와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주식회사(하이트맥주 전신)가 합쳐진 회사다. 하이트맥주가 2005년 진로를 인수했고, 2011년 통합법인인 하이트진로가 출범했다.
지난 1974년 처음 설립한 주류 연구소는 통합법인 출범 뒤인 2011년 하이트진로 연구소로 진화했다. 현재는 다양한 주종에 들어가는 효모 500종 이상을 보유하고 주종별 발효·증류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인기 제품을 선보였다. 1998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소주시장 1위 제품인 ‘참이슬’을 비롯해 국내 맥주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하이트’, 2019년 주류 시장 판도를 바꾼 ‘테라’ 등이다. 현재는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를 사용하는 ‘켈리’가 올몰트 명맥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에는 100년 역사의 시작이었던 증류식 소주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의 증류식 소주는 일품진로, 진로1924, 일품진로 오크43, 일품진로 고연산 등이 있다. ‘일품진로 고연산’은 하이트진로가 목통숙성 원액만 사용해 만든 시리즈로 미국 버번 위스키가 숙성됐던 목통을 재사용해 숙성한다. 올해 신제품으로 출시한 ‘진도골드’도 쌀 100% 증류원액을 함유한다.
하이트진로는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품진로 24년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증류주 설비도 증설해 주류 음용 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전장우하이트진로연구소장
한편, 하이트진로는 '100년의 기술력'을 더 강화하고 연구 영역을 다각화하는 등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준비 작업 하나가 내년 '통합연구소 건립'이다.
전장우 연구소장은 통합연구소와 관련해 "용인 동백지구에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짓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맥주연구소는 강원 홍천공장에, 소주연구소는 충북 청주공장에 각각 있는데 단일 건물로 이전하고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영 하이트진로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상장사 가운데는 9번째로, 식음료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다”며 “1등을 해봤던 회사이고 그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보다 성장해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수출 확대를 위한 베트남 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미 전 세계 80여국에 수출 중인 하이트진로는 2025년 완공 예정인 베트남 공장을 전초기지로 삼아 해외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