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이강율 기자) 초현실적 포토리얼리즘을 표방하는 정영한 작가의 <브릴로 –호기심의 방> 전이 종로구 평창동 아트센터 자인에서 2024년 8월1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정영한 작가는 소셜미디어를 비롯해 매스미디어 등에서 유포되는 이미지와 관습적으로 읽혀지는 이미지들에 대한 기호학적 의미체계의 전복을 꾀한다. 한편, 그 이미지들이 가진 인위성이나 허구성 위에 잃어버린 가치를 새롭게 재편(Re-recognition)하는 방법론을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말끔한 붓터치로 인해 미디어로 제작된 완성물로 보여질 수 있으나, 작품의 본질은 예술이라는 거대한 프레임 뒤에 감춰져 있던 허구를 드러내며 동시대 회화의 개념적 특성과 ‘그리기’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데 있다.
정영한 작가는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시대와 이미지에 대한 거대담론을 탐구한 끝에서야 발견한 어떠한 커다란 상자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참신한 메시지와 이미지를 꺼내보여주는 것과 같다” 면서 “브릴로 상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마술 상자이거나 특별한 상품을 추첨하는 상자 혹은 셀렘 가득한 선물처럼 신화가 되어 특별한 서사를 쌓아 올리는 구조적인 나의 작업이며 모두의 삶에 감각적 질문을 던지는 그림이 될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브릴로-호기심의 방>을 통해 작가는 회화의 본질에 집중함과 동시에 개인적 서사를 표현해 ‘나의 신화’가 작품 해석의 채널이 되도록 유도한다. 정영한 작가가 작품 속 대상들을 신화로 명명한 이유는 쉽게 소비되는 찰나적 이미지들의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 자체가 곧 메시지라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 ‘신화’ 란 일상 속에서 잊고 사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문제 제기이며 그가 영감을 얻었던 수많은 예술사의 유령들에 대한 오마주라 할 수 있다. 이를 회화라는 매체가 가진 이미지의 힘으로 되살려내고자 한 것이다. 즉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자문자답적 작품들로 볼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감지하고 회화의 본질과 정당성에 대한 작가의식을 담아 내면서 작품 안에 대중매체 또는 신화적 상징물을 등장시켜 시대정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브릴로-호기심의 방>에서 보여주는 작품을 통해 각각 다른 정체성을 가진 개개인들이 조화롭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만나고 , 미래의 ‘신화’가 될 여기-지금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