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유연수 기자)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이후 첫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기업의 경우, 1위 기업(삼성전자) 제외 시 매출액 증가 폭이 크게 떨어지는 ‘착시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7% 증가했으나,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액 증가에 따른 것이며,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눴을 때, 수출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으나, 내수부문이 △2.4% 감소하여 전체 매출액의 감소를 주도했다.
한경협은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내수기업과 달리 수출기업 매출은 2024년 상반기 13.6% 반등했으나, 전년도 매출액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특히, 1위 기업을 제외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착시효과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개선됐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매출원가+판관비) 비중은 2023년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은 △1.9%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후 전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 올해 상반기 전체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취약기업)’ 비중은 2020년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이 비중은 2021년 33.8%였으나,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지속 증가해 2023년부터는 취약기업이 10곳 중 4곳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경제전반의 성장동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 전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코로나發 경제위기를 맞은 2020년에도 플러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peak)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