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폐수 배출 허가 기준을 초과해 수백만 갤런의 폐수를 외부 시설로 이송 처리 중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환경 관리 체계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 지역언론 더커런트는 6일(현지시각) 지난해 10월부터 수백만 갤런의 폐수를 트럭으로 외부 시설에 운반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대 공장에서 직원들이 퇴근하는 시각에 '음용불가수'라고 적힌 탱커 트럭들이 280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시설에서 발생한 폐수를 조지아주뿐 아니라 타주에 위치한 민간 처리 시설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배너 시 당국은 이 폐수에서 중금속 함량이 허용치를 초과해 허가 기준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서배너 시 정부 관계자 간의 문서에 따르면, 현대차 및 협력업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폐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허가 기준 위반으로 인해 조지아주 연안 지역 내 폐수 처리가 중단됐고, 결국 플로리다 잭슨빌과 사우스캐롤라이나 구스크릭 등의 외부 시설로 폐수를 이송하게 됐다.
현대차는 조지아 최대 규모의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전기차 공장 가동을 서두르며 지역사회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브라이언 카운티는 공장에서 발생한 산업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약 1억2,900만 달러를 투입해 하수처리시설을 건설 중이지만, 완공은 2025년 말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차량 생산을 시작한 현대자동차 공장은 즉시 폐수 처리가 필요했다.
매체는 현대차가 마련한 임시 방안들은 연이어 실패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서배너 시의 트래비스 필드 수처리 시설이 현대차의 폐수를 처리했지만, 구리 농도가 기준치의 6배, 아연이 기준치의 2배를 초과하면서 처리가 중단됐다. 또한 현대차는 전도도 측정 데이터를 19시간까지 누락하는 등 관리상의 문제도 지적받았다.
현대차는 이후 리치먼드 힐 폐수처리장 등 다른 시설로 폐수를 운반했으나, 지난해 12월 조지아 환경보호부(EPD)는 무허가 폐수 운송에 대해 현대에 우려 서한을 보냈다. 현대는 2024년 마지막 4개월 동안 총 520만 갤런 이상의 폐수를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으로 옮겼다.
현대차는 폐수처리시설 내부 파이프에서 아연 수치가 높게 나타난 문제를 발견하고 파이프 교체 작업에 들어갔지만, 작업 완료는 2025년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폐수 문제에도 공장 생산에는 영향이 없었으며, 모든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환경보호부(EPD)는 지난해 12월 현대차가 리치먼드힐 시설에 허가 없이 폐수를 보낸 사실에 대해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 현대차는 이후 이 시설 이용을 중단했으나 아직 벌금은 부과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측은 폐수 처리 문제가 생산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환경단체 오기치 리버키퍼는 현대의 폐수 관리 소홀로 지역 수질이 오염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비판했다.
지역 환경단체인 오기치 리버키퍼(Ogeechee Riverkeeper)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산업 폐수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역 내 처리 시설의 처리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현편, 서배너 시와 조지아 주 당국은 현대차와 계속 협력하며 올해 말 예정된 브라이언 카운티 폐수처리시설 완공 전까지 폐수 처리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