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친구보다 ‘돈’… 10대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전국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2025년, 10대 청소년들의 진로·경제 인식이 한층 명확해지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면서 중학교 시절부터 진로 탐색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창업과 인플루언서 활동 등 실질적인 경제활동에 나서는 10대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최근 ‘10대 청소년의 여가·소비지출·진로 인식 기획조사 2025’를 발표하고, 중·고등학생(만 14~18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계층과 행복에 대한 인식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청소년 과반(50.6%)은 자신이 30세가 되면 경제적으로 **‘중위 계층’**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중상위’(22.4%), ‘중하위’(18.4%)에 이어 상위층이 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6.5%에 그쳤다. 반면 ‘하위층’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2.1%였다.

현실의 경제적 기반은 미래 전망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 가정 경제 수준이 상위층인 청소년은 30세에 ‘중상위’(35.6%) 또는 ‘상위’(13.0%)에 이를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하위층 청소년은 ‘중하위’(38.5%) 비율이 높았다.

현재 ‘중위층’으로 응답한 청소년의 61.2%는 자신도 미래에 중위 계층에 머물 것으로 예상해,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성취도 역시 미래의 경제적 계층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성적이 중상위권 이상인 그룹에서는 49.1%가 자신의 30세 경제 계층을 ‘중상위 이상’으로 예상했으며, 중하위권 이하인 그룹의 경우 40.0%가 ‘중하위 이하’로 예상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핵심 조건은 단연 ‘재산’(52.1%)이었다. 이는 부모(39.5%), 절친(34.6%), 쉼·휴식(32.8%), 외모(32.1%), 취미·취향(30.8%), 삶의 목표·꿈(30.3%) 등을 모두 앞질렀다.

특히 가정경제 하위층 청소년은 ‘정신력·멘탈’(31.0%)을 꼽은 비율이 높았으며, 성적이 낮은 그룹은 ‘삶의 목표·꿈’(36.5%)과 ‘집’(30.0%)을 필요 요소로 응답해 경제적 기반과 정서적 회복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연인에 대한 중요성은 남학생(26.9%)이 여학생(18.6%)보다 더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전반적인 행복 요소에 있어 여학생의 응답률이 더 높게 나타나 여학생이 더 다면적이고 섬세한 행복 요인을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진로 인식 조사에서는 창업에 대한 의향이 42.3%, 인플루언서 활동 의향은 36.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가정 경제 수준 상위층(51.0%)과 학업 성적 상위권(48.6%)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창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이는 경제력과 학업 성취도가 다양한 진로 선택지에 대한 자신감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플루언서 활동에 대해서도 상위층 학생들의 의향이 평균보다 높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10대들의 진로 탐색이 더욱 조기에 구체화되고 있으며, 경제 인식 역시 단순한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경제 주체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