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커피 한 잔이 변비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적정량을 지킬 경우에 한해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학술지 'Journal of Multidisciplinary Healthcare'에 실린 연구에서 하루 100mg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변비 위험이 약 20%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일반적인 커피 한 잔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1만2759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배변 패턴을 분석했으며, 적당한 카페인 섭취가 장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04mg을 넘기면 오히려 변비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한 잔 분량(약 100mg)씩 추가될 때마다 변비 위험은 6%씩 높아졌다.
이는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운동에 필요한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배변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에는 오히려 고카페인 섭취가 변비 위험을 낮추는 상반된 결과도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카페인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변비 위험이 25% 낮았다. 반면 고소득층에서는 커피를 마실수록 만성 설사 위험이 12%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애초 이번 연구는 카페인 섭취와 과민성대장증후군(IBD)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설계됐으나, 해당 질환과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피실험자들은 두 차례 24시간 식단 일지를 작성하고, 브리스톨 대변 형태 척도를 통해 배변 상태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카페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약물 대신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카페인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는 자극제로,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2021년 29세 남성이 고카페인 운동 보충제를 잘못 복용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하루 권장량의 16배에 달하는 카페인 분말을 섭취한 뒤 수 분 만에 호흡곤란과 심정지를 겪었다.
한편 커피의 추출 방식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영양학자 론다 패트릭은 최근 “프렌치프레스나 에스프레소, 터키식 커피처럼 여과되지 않은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에는 디터펜(diterpene)이라는 유해 성분이 남는다”며 “장기간 섭취 시 췌장암이나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트릭은 “커피에는 치매 위험을 낮추고 DNA 손상을 줄이는 폴리페놀(polyphenol)이라는 항산화 물질도 포함돼 있지만, 동시에 심혈관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디터펜도 들어 있다”고 강조하며 균형 있는 섭취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변비 해소를 위해 커피를 활용할 경우, 여과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하루 한두 잔 수준으로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