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CJ제일제당이 여름철 폭염에도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고온적응성 배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랭지 배추 생산 불안정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배추는 보통 15~18도 이하의 서늘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해발 600~1100m 고랭지에서 재배된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로 강원도 태백 등 전통적인 재배지에서도 생산 포기가 늘어나며 수급 불안정이 반복돼 왔다.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신품종 ‘그린로즈(Green Rose)’는 해발 400m 이하 저고도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수확기에 장미 봉오리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이 품종은 25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결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뿌리가 깊고 튼튼해 폭염·장마·가뭄 등 기후 스트레스에도 강하다. 김치 제조에도 적합할 만큼 품질 역시 기존 품종과 견줄 만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충북 괴산군(해발 약 200m)에 1000평 규모 시범 재배지를 운영하며 ‘그린로즈’의 성능을 검증했고, 일부는 비비고 김치 제품 생산에 적용해 테스트를 완료했다.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올해 수확분을 활용해 상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개발로 여름철 배추 재배 가능 지역이 확대되면서 안정적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 여름철 재배 작물인 옥수수·감자 대비 농가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임정현 CJ제일제당 글로벌S&T Agriculture 플랫폼 팀장은 “지구온난화로 배추 재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그린로즈’를 개발했다”며 “재배 면적과 생산량을 확대해 여름철 배추 수요를 단계적으로 대체하고, 안정적인 제품 생산과 농가 소득 증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