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오픈AI와 손잡고 글로벌 AI 인프라 본격 구축 나선다

[더파워 유연수 기자] SK그룹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기업 오픈AI(OpenAI)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및 서남권 AI 데이터센터(DC) 설립·운영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본격 나선다.

SK그룹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SK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AI 혁신과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주도하는 초대형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각각 반도체 공급과 데이터센터 설립에 핵심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현재 오픈AI가 요청한 HBM 공급량은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 장 규모로, 이는 전 세계 전체 생산 능력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마련하고, 오픈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 실현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AI 확산에 따라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오픈AI와의 협력으로 한국 서남권에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한다. ‘한국형 스타게이트(Stargate Korea)’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을 글로벌 AI 혁신 테스트베드이자 아시아 지역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 기반으로 B2C·B2B AI 활용 모델을 발굴하고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시범 운용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이번 서남권 AI 데이터센터는 SK가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동서 AI 벨트를 구축, 지역 균형 발전과 대한민국 전역의 AI 대전환을 촉진하는 거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SK그룹의 이번 합류는 한미 간 AI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로도 해석된다. 제조와 통신에 강점을 가진 한국과 AI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이 협력해 글로벌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모델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정부 또한 이번 협력이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CEO는 2023년부터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으며,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워크로드 폭증에 대비해 전용 반도체 개발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공감해왔다. 이번 파트너십은 메모리-컴퓨팅 아키텍처 공동 개발에서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전 주기에 걸친 협력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열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는 앞으로도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한국형 AI 생태계(K-AI) 확산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