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환율 급등이 이어지면서 10월 수입물가가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은 14일 10월 수출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14일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통해 지난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100)가 138.17로, 9월(135.56)보다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수입물가는 지난 7월 이후 넉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상승 폭은 지난 1월(2.2%) 이후 가장 컸다. 원재료는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0.6% 내렸으나, 중간재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1차금속제품 등이 크게 오르며 3.8%나 뛰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3%, 1.7% 상승했다.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나타났다. 10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23.36원으로 9월(1391.83원) 대비 2.3%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0.01달러에서 65.00달러로 7.2% 하락했으나, 원화 약세 효과가 이를 압도했다.
수출물가도 4개월째 상승했다. 10월 수출물가지수는 134.72로 전월보다 4.1% 올랐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중심의 공산품이 4.1% 상승했으며, 농림수산품도 2.8% 올랐다. 세부 품목에서는 D램(20.1%), 플래시메모리(41.2%) 등 AI 서버 수요 확대 영향으로 반도체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10월 무역지수(달러 기준)를 보면 수입물량지수는 1.0% 상승한 반면 금액지수는 2.4%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는 1.0% 줄었고 금액지수 역시 0.5% 감소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이 오르고 수입가격이 낮아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3.9% 개선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순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2.9% 상승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이후에도 환율이 전월 대비 1.5%가량 오르고 두바이유 가격도 약 0.7% 상승한 상황”이라며 “수입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는 있지만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있어 추세 판단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