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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크기 아닌 ‘표면’이 뇌 염증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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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크기 아닌 ‘표면’이 뇌 염증 좌우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2-09 09:38

가톨릭의대 유승아 교수팀, 표면 화학 특성 따른 신경염증·세포 손상 경로 세계 첫 규명

(좌측부터)유승아, 임향숙, 남민경, 김채린
(좌측부터)유승아, 임향숙, 남민경, 김채린
[더파워 이설아 기자] 생활 곳곳에 퍼져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뇌 속 면역세포를 자극해 신경염증과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이 입자의 크기가 아니라 ‘표면 화학적 성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유승아·임향숙 교수, 남민경 박사, 김채린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표면 특성이 뇌 염증과 신경세포 손상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단순한 크기나 노출량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속에서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표면 화학적 성질’ 관점에서 접근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물질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아민기(-NH₂)나 카르복실기(-COOH)와 같이 전하를 띠는 화학 구조가 표면에 노출되는데, 그동안 이런 변화가 뇌 건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표면 화학 구조가 서로 다른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제작해 뇌 속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중심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민기가 노출된 미세플라스틱(PS-NH₂)은 일반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이나 카르복실기가 결합된 입자보다 훨씬 빠르게 미세아교세포 내부로 침투했고, 강한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PS-NH₂에 노출된 미세아교세포에서는 TNF-α, IL-6 등 염증 신호 물질이 크게 증가해, 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는 M1형 상태로 전환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고리는 미토콘드리아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활성산소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PS-NH₂는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강한 산화력을 가진 슈퍼옥사이드(superoxide)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과산화수소(H₂O₂)와 질소산화물(NO) 생성이 연쇄적으로 증가해 세포의 에너지 생성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이렇게 과도하게 활성화된 뇌 면역세포는 주변 신경세포에 2차적인 손상을 일으켜, 미세플라스틱 표면 성질이 뇌 면역반응을 자극하고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동시에 이러한 독성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비타민 E 유사체 항산화제인 트롤록스(Trolox)를 처리한 결과, 활성산소에 의해 유도된 염증 신호와 신경세포 손상이 분자 수준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신경독성을 예방·완화할 수 있는 항산화 기반 보호 전략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승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의 ‘보이지 않는 표면’이 뇌 면역반응과 신경 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환경 유해물질과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미세플라스틱의 위험도를 새롭게 정의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Amine-modified polystyrene particles induce surface chemistry-driven immunotoxicity in microglia: Protective effects of trolox’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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