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자 49.84%가 30대로 집계되며, 정책자금 대출과 집값 상승 속에 2030세대의 ‘선(先)매수’ 쏠림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공개된 서울 지역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첫 집을 산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연립주택·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생애 처음으로 매수해 등기한 건수는 모두 6만1161건이었다. 이 가운데 30대의 매수 건수는 3만4802건으로, 전체의 49.84%를 차지했다. 2024년 45.98%에서 4%포인트 가까이 뛴 수치로, 처음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0년 이후 최대 비중이다.
연령대별 비중 추이를 보면 30대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30대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과 집값 하락이 겹쳤던 2022년에 36.66%까지 떨어졌으나, 2023년 42.93%로 반등한 뒤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6·27, 10·15 대책으로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신혼부부 주택구입자금이나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 등 정책자금 이용자를 중심으로 30대 매수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가격 흐름도 30대의 ‘지금 아니면 더 늦는다’는 심리에 불을 지핀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30대의 경제력이 높아진 반면 청약 당첨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집값이 뛰면 내 집 마련에 불안감을 느낀 30대들이 가장 먼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난해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이는 30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다른 연령대의 비중은 줄었다. 40대 매수 비중은 2024년 24.05%에서 지난해 22.67%로 낮아졌고, 20대는 같은 기간 11.0%에서 10.64%로 소폭 감소했다. 2024년 12.6%를 차지했던 50대 비중도 지난해 9.89%로 떨어졌다. 전체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자의 연령 분포가 30대로 더 쏠리면서, 세대 간 내 집 마련 격차가 구조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0·15 대책 이후 거래량 자체는 위축됐지만, 생애최초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은 올해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서울에서 매매로 등기된 집합건물은 1만5757건으로, 이 중 생애최초 매수자의 등기 건수는 6554건(42.08%)이었다. 이 가운데 30대는 3520건을 매입해 비중이 53.71%에 달했다. 등기가 통상 계약 후 2∼3개월 뒤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월 등기분은 주로 지난해 10∼11월 계약분으로,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가격 상승 국면 속에서도 30대의 ‘첫 집’ 매수 행렬이 계속됐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