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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고령 결장암 항암치료 기준 근거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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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고령 결장암 항암치료 기준 근거 제시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5-04 09:55

(좌측부터)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 배정훈 교수
(좌측부터)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 배정훈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고령 결장암 환자의 치료 방향을 정할 때 단순히 나이보다 암의 병기와 위험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이윤석 교수 연구팀은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보조 항암화학요법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고위험 3기 환자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등 5개 병원이 참여한 합동 연구다. 연구는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이윤석 교수와 제1저자인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배정훈 교수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장암은 전 세계 암 발생률 3위 질환으로, 매년 190만명 이상이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2023년 암등록통계’ 기준 대장암은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발생 순위 3위를 기록했다. 대장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뉘며, 국내 대장암 발생 3만2610건 가운데 결장암은 1만7103건으로 52.4%를 차지했다. 이 중 75세 이상 환자는 5944명으로 34.8%에 달했다.

연구팀은 국내 고령층에서 직장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결장암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 당시 병기가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고,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화학요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고령 환자의 경우 체력 저하와 부작용 우려, 충분한 임상 데이터 부족 등으로 항암치료 시행 여부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 가족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에서 결장암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저위험 3기 및 고위험 2·3기 환자 158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 환자 394명을 선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184명으로 46.7%였다. 이는 75세 미만 환자군의 항암치료 비율 87.9%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연구팀은 고령 결장암 환자 394명을 고위험 2기 164명, 저위험 3기 108명, 고위험 3기 122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보조 항암화학요법 효과를 비교했다. 고위험 3기는 암세포가 장막을 뚫었거나 주변 장기까지 침범한 경우인 T4, 또는 전이된 림프절이 4개 이상인 N2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가장 뚜렷한 치료 효과는 고위험 3기 환자군에서 나타났다. 고위험 3기 고령 환자 가운데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전체 생존율은 78.6%로,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의 49.1%보다 29.5%p 높았다. 완치 척도로 활용되는 5년 무병 생존율도 미시행군 48.2%에서 시행군 69.3%로 개선됐다.

반면 고위험 2기와 저위험 3기 그룹에서는 항암치료 효과가 고위험 3기만큼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고령 결장암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치료를 적용하기보다 병기와 위험도,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초고령 사회에서 고령 결장암 환자 치료 기준을 정교화할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고위험 3기 고령 환자에서 보조 항암화학요법의 생존 실익을 확인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열린 미국대장항문학회 ‘ASCRS 2025’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이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고위험군에서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강력한 근거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그동안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던 관행을 깨고, 적극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정훈 교수는 “모든 의료의 핵심은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다각도로 검토해 치료 유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철저한 사전 평가를 바탕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한다면,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도 생존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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