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일상 리듬이 바뀌고 피로가 누적되기 쉬운 시기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여긴 통증이 대상포진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정연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일 대상포진은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을 침범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조기 치료와 예방접종이 합병증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 감염 뒤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 시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전부터 해당 신경 분절을 따라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 증상은 몸 한쪽에 국한된 타는 듯한 통증, 찌르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이다. 이후 1~3일, 길게는 7일 안에 붉은 발진과 수포가 나타난다. 발진은 주로 몸통이나 얼굴 한쪽에 신경 분절을 따라 띠 모양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수포가 생긴 뒤 약 7~10일이 지나면 가피가 형성되고, 대체로 2~3주 안에 회복된다.
정 교수는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 통증이 매우 특징적”이라며 “당뇨병이나 암 치료 중인 환자군에서는 발생 위험이 더욱 높고,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을 겪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보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은 주로 임상 양상을 토대로 이뤄진다. 필요할 경우 PCR 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다만 발진이 나타나지 않거나 병변이 뚜렷하지 않은 무포진 대상포진도 있어 환자의 증상과 과거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항바이러스제 투여다. 발진 발생 후 72시간 안에 투여할수록 효과가 높다. 초기 통증을 줄이고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병행하며, 환자의 통증 강도와 증상 정도에 따라 약제를 선택한다.
정 교수는 “치료 시점이 빠를수록 신경통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초기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피부 병변이 치유된 뒤에도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지는 상태로, 손상된 신경계의 비정상적인 통증 신호로 발생한다. 특히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과 통증 강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만성 통증은 수면 장애와 우울감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만성적인 신경통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기 치료와 예방접종”이라며 “50세 이상 성인과 18세 이상의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을 통해 발병 자체를 예방하거나, 발병하더라도 신경통으로 이어질 확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도입된 재조합 백신은 고령층에서도 90%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접종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