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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만 올랐는데 생활비가 달라졌다”…고환율 시대, ‘방어형 소비’ 확산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5-08 11:36

“환율만 올랐는데 생활비가 달라졌다”…고환율 시대, ‘방어형 소비’ 확산
[더파워 최성민 기자]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해외 결제와 송금, 구독 서비스 등 외화 기반 소비 부담이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 환전 비용 증가를 넘어 생활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외화 지출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방어형 소비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직장인 박모(56)씨는 최근 가계부를 정리하던 중 특별히 소비를 늘리지 않았음에도 전체 지출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해외 직구 영양제, 미국 유학생 자녀 생활비 등 기존과 동일한 항목이었지만 환율 상승으로 원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평균 환율은 1,487.39원을 기록했다. 말일 기준 환율 역시 1,476.1원 수준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등이 지속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고환율은 소비자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가 0.04%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 상승 영향은 수입물가를 거쳐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 물류비 등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실제로 수입물가는 2025년 하반기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직구와 구독 서비스, 해외 송금 등 달러 기반 소비 비중이 높은 소비자일수록 체감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외환 비용을 줄이기 위한 플랫폼 활용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오픈마켓 이베이(eBay)는 미국·영국·독일·호주 등 국가별 독립 사이트를 운영하며, 2025년 기준 전 세계 190개국에서 약 1억3400만 명 규모의 바이어를 확보하고 있다. 개인 셀러와 전문 셀러가 국가별로 동일 상품을 동시에 등록하는 구조인 만큼, 환율과 배송비, 셀러 마진 차이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은 국가별 셀러 가격을 직접 비교해 더 낮은 가격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즉시 구매뿐 아니라 경매 입찰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상품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제조사 및 전문 셀러가 품질을 보증하는 ‘이베이 리퍼비쉬(eBay Refurbished)’ 프로그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리퍼비시 제품은 새 상품 대비 최대 5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환율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매일 갱신되는 ‘오늘의 특가(Daily Deals)’와 구매자가 셀러에게 희망 가격을 직접 제시할 수 있는 ‘베스트 오퍼(Best Offer)’ 기능까지 활용되면서 가격 절감 전략도 다양화되고 있다.
“환율만 올랐는데 생활비가 달라졌다”…고환율 시대, ‘방어형 소비’ 확산

해외 송금 플랫폼 센트비 역시 수수료 절감 수단으로 이용자 관심을 끌고 있다. 센트비는 ‘풀링(Pooling)’과 ‘포스트 펀딩(Post Funding)’, ‘네팅(Netting)’ 구조를 기반으로 기존 은행권 대비 최대 90% 수준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풀링은 여러 사용자의 소액 송금 건을 하나로 모아 공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개별 송금 시 발생하던 고정 수수료를 분산시키는 구조다. 여기에 현지 파트너사가 수취인에게 자금을 먼저 지급하는 포스트 펀딩 방식을 통해 송금 지연 문제를 줄였으며, 국가 간 반대 방향 송금 금액을 서로 상계 처리하는 네팅 시스템을 통해 실제 외환 이동 규모 자체를 줄이고 있다.

현재 센트비는 50개국 이상 해외 송금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은행 계좌 송금뿐 아니라 캐시 픽업과 캐시 딜리버리, 모바일 월렛 등 현지 환경에 맞춘 다양한 수취 옵션도 제공 중이다. 무엇보다 송금 전 수수료와 적용 환율, 최종 수취 금액을 미리 공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인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달러 기반 구독 서비스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동구독 플랫폼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피클플러스는 챗GPT와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물론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등 해외 기반 구독 서비스를 여러 사용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공동구독 플랫폼이다.

특히 최근 챗GPT와 같은 AI 생산성 서비스가 업무·학습용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달러 기준 구독료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환율 상승 시 매월 자동 결제되는 비용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피클플러스는 계정 주인인 ‘파티장’과 이용자인 ‘파티원’을 자동 매칭해 별도 인원 모집 없이 공동구독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매월 비용 정산도 플랫폼이 자동 처리하며, 공동구독 전용 이메일 시스템과 개인 PIN 기반 접속 구조를 통해 계정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흐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소비 패턴 변화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외화 지출 구조 자체를 줄이려는 소비자 움직임이 플랫폼 시장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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