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강율 기자] 오랜 시간 마을의 골칫거리로 방치돼 주변 경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및 범죄 발생의 우려를 낳았던 '빈집'들이 김제시의 과감한 정책적 결단 아래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시는 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과제로 규정하고 철거와 재생을 병행하는 '빈집에 온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허무는 물리적 정비를 넘어 방치된 공간에 공익적 가치를 입혀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공간 복지'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먼저, 시는 주거환경의 저해 요소였던 빈집들을 전수조사해 상태에 따라 맞춤형 정비를 시행한다. 붕괴 위험이 큰 폐가는 신속히 철거해 주민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활용 가능성이 높은 빈집은 주차장 및 귀농·귀촌인을 위한 임대주택 등 마을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흉물'에서 '선물'로 거듭나는 빈집의 화려한 변신은 침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미관 개선과 주거 복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시민이 체감하는 정주 여건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방치된 빈집, 도시의 활력을 갉아먹는 '그늘'에서 '범죄의 온상'까지]
- 방치된 빈집의 위험성과 사회적 비용 초월
농촌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김제시 곳곳에 주인 잃은 빈집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 이제 지역사회의 심각한 저해 요소를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시민의 안전이다. 노후화된 목조 및 조적조 가옥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붕괴 위험이 매우 크다. 실제로 담장이 무너지거나 지붕 기와가 추락하는 사고는 인근 주민들에게 상시적인 공포가 된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의 빈집은 초기 진압을 방해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게다가 위생 환경 역시 심각하다. 쓰레기 무단 투기와 해충 번식, 악취 발생은 인근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처참히 훼손한다.
더 나아가 치안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관리가 되지 않는 빈집은 청소년의 일탈 장소나 범죄자의 은신처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지역 이미지의 실추 또한 치명적이다. 김제의 관문이나 주요 도로변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가는 방문객들에게 ‘쇠락한 도시’라는 강렬한 부정적 인상을 남긴다. 이는 정주 의욕을 꺾고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기폭제가 된다.
김제시는 이러한 빈집 문제를 개인의 재산권을 넘어 행정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끊어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규정했다.
[‘철거를 넘어 재생으로’ 김제시 빈집 정비 사업 추진]
- 주요 사업 현황 및 맞춤형 정비 방안의 이행 내역
시는 관내 방치된 빈집들을 대상으로 행정 절차에 따른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우선 지역 내 1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 등 140여 동을 대상으로 철거 지원사업을 시행하여 물리적인 환경을 정비했다. 또한 도로변에 방치되었던 건축물들을 정비하여 해당부지를 마을 텃밭이나 공영주차장으로 용도를 변경해 관리하는 등 공간 활용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와 함께 '희망하우스' 및 '촌집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노후 주택을 수리하여 주거가 필요한 이들에게 임대하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민간의 주택 개량 지원을 위한 저금리 융자 사업도 병행했다. 이러한 일련의 주거 행정 추진 과정에 대하여 국토교통부와 전북특별자치도 등 외부 기관의 긍정적인 평가와 심사가 이뤄졌다.
[‘지속 가능한 김제’를 향한 여정, 빈집에서 희망을 찾다]
- 인구 증가와 도시경관 개선을 통한 미래 비전
시가 추진하는 빈집 정비 사업의 종착지는 명확하다. 바로 '살고 싶은 김제,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시의 적극적인 빈집 정책은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 전반에 강력한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첫째는 도시 브랜드 가치의 격상이다. 주요 도로변과 도심 내 흉물이 사라진 자리에는 깨끗한 경관과 공공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이는 김제시 전체의 미관을 밝게 조성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방문객들에게 ‘관리되는 도시’, ‘활력 있는 도시’라는 인상을 심어주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둘째는 실질적인 정주 인구 유입의 토대 마련이다. 희망하우스와 촌집 리모델링 사업은 주거비 부담으로 망설이던 귀농·귀촌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폐가에 다시 온기가 돌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 공동체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셋째는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의 구축이다. 빈집 정비 과정에서 투입되는 지역 건설 인력과 자재 활용은 침체된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된 공간이 단순히 주거에 그치지 않고 로컬 창업가를 위한 거점 오피스 등 사회적 경제 모델과 결합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재생이 경제적 자생력으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는 주민 참여형 공동체 회복이라는 고무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인 정비를 넘어 주민들이 직접 빈집 활용 방안을 제안하고 사후 관리 주체로 참여하면서 마을에 대한 애착심과 결속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함께 가꾸는 텃밭과 쉼터는 이웃 간 소통의 장이 되어 단절되었던 마을 공동체를 다시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김제시의 빈집 정책은 단순한 공간의 재구성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따뜻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며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앞으로도 빈집 정비를 통해 확보된 유휴 공간을 시민 공동체 공간으로 환원하는 한편, 정주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면서 “이제 빈집은 단순한 골칫거리가 아닌 김제의 미래를 새로 쓰고 인구성장을 견인할 핵심 자산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