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건축물 내부 배관을 감싸는 보온재가 단열과 결로 방지를 넘어 화재 안전성과도 연결되는 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KCC는 불연 성능을 갖춘 그라스울 보온재를 중심으로 배관 보온재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건축물 천장 내부에는 냉·온수 배관과 소방 배관 등 여러 설비가 설치된다. 배관 보온재는 이들 배관의 열 손실을 줄이고 결로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 내부 설비를 따라 불길이 번지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배관 보온재가 화재 확산과 관련해 거론된 사례도 있다.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서는 천장 배관 보온재가 화염 확산 경로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부산 기장군 리조트 공사 현장 화재도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배관 보온재에 옮겨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배관 보온재 시장에서는 발포 폴리에틸렌과 고무계 발포 소재 등 유기계 자재가 널리 쓰인다. 시공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화재 상황에서 연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안전 측면의 과제로 지적돼 왔다.
건자재 업계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무기계 보온재 적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KCC가 생산하는 그라스울은 유리 원료를 고온에서 섬유 형태로 만든 무기질 소재다. 건축법상 불연 성능을 확보할 수 있고, 낮은 열전도율을 바탕으로 단열 성능과 흡음 성능을 갖춘 자재로 상업시설과 공공시설, 산업시설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배관 보온재로 적용될 경우 화재 시 연소 확산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제시된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배관 보온재 시장 규모는 약 3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건축 설비와 냉난방 시스템 확대에 따라 관련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CC는 최근 그라스울 보온재 리플렛과 카탈로그를 전면 개편했다. 설계사와 시공사 등 현장 관계자들이 제품 성능과 인증 정보, 적용 기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 정보를 정리한 것이 핵심이다.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배관 보온재의 역할과 화재 안전성을 설명하는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관 보온재 시장에서 유기계 소재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건축물 화재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연 소재 기반 보온재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KCC 관계자는 “배관 보온재는 단열 기능뿐 아니라 화재 발생 시 건축물 안전성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자재”라며 “불연 성능을 갖춘 무기계 보온재를 통해 보다 안전한 건축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