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화장품 수출 10억9800만달러…미국·유럽 고성장 지속
마스크팩 첫 월 5000만달러 돌파·향수 수출도 구조적 성장세
AWS 서밋 서울 2026 아모레퍼시픽 '뷰티 컨시어지' 전시 현장
[더파워 이경호 기자] K뷰티 수출이 7월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하반기 화장품 업황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여전히 수출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중국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했고,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도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3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7월 화장품 수출은 10억9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지역별 흐름은 6월과 유사했다. 미국 수출은 2억3900만달러로 43% 늘었고, 유럽 9개국 합산 수출은 2억2800만달러로 88%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이다.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1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중국 수출 회복이 일회성 반등이 아니라 턴어라운드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안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영국 수출은 6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9% 급증하며 유럽 내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네덜란드 수출도 4800만달러로 295% 늘어 처음으로 월 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중남미도 의미 있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멕시코 수출은 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하며 처음으로 월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브라질 수출도 800만달러로 137% 늘어 잠재 성장 여력을 확인했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7월 기초화장품 수출은 5억2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반면 색조 화장품 수출은 1억3700만달러로 7% 감소해 기초 제품과 색조 제품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마스크팩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7월 마스크팩 수출은 5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이 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제닉,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하이드로겔 마스크 생산 ODM 업체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수 수출도 구조적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향수 수출은 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며 처음으로 월 1000만달러를 넘었다. 4개월 연속 100% 이상 성장한 데다, 미국향 수출이 300만달러로 311%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이 흐름은 개별 기업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국내 향수 브랜드 쿠오카 지분 34%를 146억원에 확보하기로 했다. 투자 후 3년, 창업자 지분은 최대 5년 이후 쿠오카 지분을 최대 90%까지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쿠오카는 2019년 성수동에서 출범한 프리미엄 니치 향수 브랜드다. 성수와 서촌에 매장을 두고 더현대서울에도 입점해 있으며, 일본 이세탄과 북미 니치 향수 편집숍 럭키센트 입점도 예정돼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으로 제시됐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46% 성장했다.
달바글로벌 입장에서는 단일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는 첫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매출 규모가 7000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한 브랜드만으로 중장기 성장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선크림, 멀티밤, 디바이스, 이너뷰티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고, 쿠오카 투자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화장품 제조업체의 하반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요 ODM과 용기 업체들의 수주잔고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 대비 10%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 내외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주요 화장품 업체 실적 전망도 대체로 개선 흐름이다. 하나증권 집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LG생활건강은 1028억원으로 88% 늘었다. 달바글로벌은 423억원으로 45%, 실리콘투는 714억원으로 37% 증가가 예상됐다.
ODM 업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콜마의 2분기 영업이익은 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고, 코스맥스는 696억원으로 14% 증가할 것으로 제시됐다. 코스메카코리아는 285억원으로 24% 증가가 예상됐다.
유통업종은 화장품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 자체는 양호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백화점보다 대형마트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유통 부문에 대해 “소비심리 이상 무, 단기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우위”라는 판단을 제시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6.8로 6월보다 0.2포인트 개선됐다. 주식시장 급락에도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계수입전망은 101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은 110을 유지했다. 주택가격전망은 127로 7포인트 상승해 백화점 채널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기존점 성장률은 채널별로 갈렸다.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5월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흐름이다. 롯데백화점은 5월 전년 동기 대비 17%에서 6월 12%, 7월 10%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대형마트 기존점 성장률은 7월 10% 안팎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 영업중단 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3분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신세계나 현대백화점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형마트 실적 기여도가 높은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백화점 업황 둔화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편의점은 조정장에서 방어주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실적 안정성과 여유 있는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주식시장 조정기 방어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화점은 주식자산 효과가 정점을 지나면서 성장률 둔화와 주가 변동성이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대형마트도 과제는 남아 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자체만 놓고 보면 투자 매력이 높지만, G마켓과 쓱닷컴, 스타벅스 등 계열사 실적 부진을 극복해야 한다. 롯데쇼핑 역시 하이마트와 식품 온라인, 인도네시아 법인 등의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구조 안정화가 확인됐다. 2분기 매출은 9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544억원을 웃돌았다. 전 사업 부문이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로 꼽혔다.
특히 인천공항 DF1 영업 종료 이후 공항점이 흑자전환했고, 시내점 영업이익률도 7%로 선전했다. 호텔사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호텔레저 부문은 분기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해 호텔신라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다만 면세점 매출 성장률은 숙제로 남았다. 2분기 시내 면세점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에 그쳤다. 외국인 입국자 증가율이 20%를 넘고 1분기보다 더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 개별 관광객 트래픽을 충분히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비재 업종의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성장축의 이동’이다. 화장품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중남미·향수·마스크팩으로 성장축을 넓히고 있다. 반면 유통은 소비심리가 버티는 가운데 백화점 모멘텀 둔화와 대형마트 단기 반등, 편의점 방어주 매력이 엇갈리는 구간에 들어섰다.
K뷰티의 7월 수출 숫자는 업황 회복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수출 증가가 브랜드와 ODM 업체의 하반기 실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유통업에서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백화점 둔화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