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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출 989억달러…반도체 밖으로 회복 온기 번졌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04 08:55

7월 수출 988억9000만달러로 역대 2위…전년 대비 62.8% 증가
무역수지 303억2000만달러 흑자…비반도체 수출도 26.0% 늘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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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 수출이 7월에도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사상 첫 1000억달러 돌파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7월 수출은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에 집중됐던 회복 온기가 자동차, 철강,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주력 품목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98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8% 증가했다. 이는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던 6월 1022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이다.

무역수지도 대규모 흑자를 이어갔다. 7월 무역수지는 303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두 달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았다. 7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는 168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41억달러 확대됐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강했다. 7월 일평균 수출액은 41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9.6% 증가했다. 3개월 연속 40억달러를 넘겼고, 월간 수출은 5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았다. 해당 월 기준으로는 14개월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수출 지표의 핵심은 ‘반도체 밖으로 넓어진 회복’이다. 20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집중도는 여전히 높지만, 4월까지 두드러졌던 품목 간 양극화가 완화되면서 개선세가 전 품목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반도체는 여전히 수출을 이끄는 최대 동력이다. 7월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8.8% 증가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D램·낸드 고정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2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가격 하방 우려에도 상승세는 유지됐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택 가능성, 중국의 신규 AI 모델 출시 등 일부 부담 요인이 제기됐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꺾지는 못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7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를 뺀 수출액은 57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6.0% 증가했다. 4월 증가율 16.4%, 상반기 누계 증가율 16%와 비교하면 개선 폭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정보기술과 전통 제조업이 함께 살아나는 모습이다. 7월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178.8%, 무선통신기기 51.0%, 철강 46.9%, 자동차 34.0%, 컴퓨터 30.4%로 집계됐다. 2차전지는 6월 199.5%에 이어 7월에도 404.0% 증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SSD 수출 증가율이 500.0%에 달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저장장치 수요까지 수출 호조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13.9%, 석유제품 수출도 7.0% 증가했다.

지역별로도 수출 다변화가 확인됐다. 9개 주요 지역 가운데 8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은 전년 동월 대비 96.2% 늘며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웃돌았고,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도 고르게 증가했다. 7월 수출 증가율은 아세안 73.7%, 미국 68.7%, 유럽연합 55.7%로 집계됐다. 인도는 45.0%, 중남미는 25.7%, 중동은 24.8%, 일본은 11.0% 증가했다. 반면 CIS 지역은 8.6%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AI 데이터센터 관련 품목이 견인했다.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기기, 철강 등이 미국향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자동차는 관세 대응을 위한 현지 생산 확대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7월 수출 호조를 전부 물량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증가율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가격과 유가 등 단가 효과에 기인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 외형과 저변은 모두 개선됐지만, 하반기에도 같은 속도의 증가율이 유지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반기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조치와 중동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수출 증가율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외 품목 개선과 지역 다변화는 수출 기반의 질적 개선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수출은 3분기까지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와 고정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는 한 전체 수출의 버팀목 역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7월 수출의 의미는 단순히 역대 두 번째 규모라는 숫자에만 있지 않다. 반도체가 여전히 압도적인 성장축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26% 증가했고 20대 주력 품목 중 거의 전부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국 수출이 가격 효과에 기대고 있다는 부담은 남아 있지만, 회복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하반기 경기 흐름에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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