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발주 공사장 56곳 옥외작업 중단…야외 문화행사 5건 취소
재해구호기금 205억원 투입…쿨링로드 하루 최대 9회 가동
/연합뉴스
[더파워 이우영 기자] 서울 전역에 올여름 처음으로 폭염 대응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서 공사장과 어르신 일자리 등 야외 작업이 원칙적으로 중단됐다. 취약계층 약 41만 가구에는 가구당 5만원의 냉방비가 지급되고, 도로 물청소와 쿨링로드 가동도 대폭 확대된다.
서울시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멈추고, 식히고, 살피는’ 3대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폭염특보가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신설된 폭염중대경보는 폭염특보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가장 먼저 멈춘 것은 야외 노동 현장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발주한 건설공사장 56곳에서는 재난·안전관리를 위한 긴급조치를 제외한 옥외 작업을 원칙적으로 중단했다. 민간 건설 현장에도 같은 수준의 보호조치를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사업장별 작업 중단 여부를 점검한다.
어르신 일자리 가운데 야외 작업도 전면 중단됐다.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실내 근무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며, 참여자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로 했다. 공원 근로자의 야외 작업도 중단하고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동자는 별도로 관리한다.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실내로 전환됐다. 서울시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광장과 한양도성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야외 문화행사 5건을 취소했다.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과 한양도성·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 성곽 지킴이 활동 등이 대상이다.
명동·북촌·남대문 등 8개 지역에서 운영하는 ‘움직이는 관광안내소’와 주요 관광지 문화관광해설 프로그램도 일시 중단됐다. 다만 관광정보센터 6곳과 고정식 관광안내소 7곳은 정상 운영한다.
서울 시내 청소년시설 126곳에는 폭염중대경보 대응 매뉴얼을 배포했다. 야외활동은 중단하고 실내 프로그램으로 바꾸도록 했다.
달아오른 도심을 식히기 위한 살수 작업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3~4차례 도로 물청소를 했지만, 폭염중대경보 기간에는 오후 5시까지 연장하고 하루 최대 6차례 실시한다.
광화문에서 시청역·숭례문으로 이어지는 구간과 신도림역·천호역 주변 등에 설치된 쿨링로드도 집중 가동한다. 한 번에 물을 뿌리는 시간을 최대 5분에서 10분으로 늘리고, 가동 횟수는 하루 최대 5회에서 9회로 확대했다.
민간 살수차도 추가 투입한다. 서울시는 자치구가 생수와 얼음물, 냉찜질팩, 쿨링타월, 폭염 예방 꾸러미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별조정교부금 4억40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지원에는 재해구호기금 약 205억원이 투입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약 41만 가구에 가구당 냉방비 5만원을 지급하고, 장애인 단기거주시설과 장애인복지관에도 2개월분의 냉방비를 지원한다.
쪽방촌에서는 순찰과 건강 확인을 하루 두 차례 실시한다. 특별대책반이 쪽방촌을 순찰하고, 상담소 간호사가 건강 취약 주민을 직접 방문한 뒤 전화로 한 차례 더 상태를 확인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의료기관이나 119로 연계한다.
쪽방촌 공용에어컨 전기요금 지원 기간은 기존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어난다. 공용에어컨 설치 대수에 따라 납부번호별 월 최대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지원하고, 건강 취약 주민을 중심으로 에어컨 추가 설치 수요도 조사한다.
거리 노숙인 보호를 위해서는 48개조 114명으로 구성된 응급구호반이 투입됐다. 노숙인 전용 무더위쉼터 11곳은 24시간 운영한다.
독거어르신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 6만3000여 명은 자치구 방문간호사가 지속해서 관리한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 약 5만 명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고위험군은 폭염중대경보 기간 하루 두 차례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해 안전을 확인한다.
배달·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 보호조치도 강화됐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이동노동자 쉼터 30곳의 냉방시설과 생수 비치 여부를 점검하고, 서초·북창·합정·종각역·사당역 등의 주요 쉼터는 폭염 기간 주말에도 확대 운영한다.
서울 전역의 무더위쉼터 약 4000곳도 운영시간과 냉방기 작동 여부, 안내표지 부착 상태 등을 점검한다. 폭염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서울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과 25개 자치구의 비상근무 체계도 유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며 “폭염이 끝나는 날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취약계층과 현장에서 일하는 시민의 안전을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