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나이가 들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밤에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면 전립선비대증부터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빈뇨와 야간뇨, 잔뇨감 같은 배뇨 증상은 전립선암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
전립선암은 암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할 경우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배뇨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암이 진행되고 있어도 요도를 압박하지 않으면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남성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암 발생에는 나이와 가족력, 유전적 요인, 비만, 생활습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에 따르면 80대 남성에서는 약 7명 중 1명꼴로 전립선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면 전립선암 위험을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증상이 가볍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개인별 위험 요인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검사에는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가 널리 활용된다. PSA는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전립선암이 있을 때 혈중 수치가 높아질 수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에서도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PSA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전립선암으로 확진하지는 않는다.
의료진은 PSA 결과와 직장수지검사, 전립선 MRI 등을 종합해 암 가능성을 판단하고 의심되는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암이 확인되면 CT와 MRI, 뼈검사 등을 이용해 주변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원격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고위험군에서는 PSMA PET을 활용해 전이 여부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병기와 위험도, 전이 여부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 전립선에 국한된 암은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위험도가 낮은 일부 환자에게는 적극적 관찰이 선택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 활용되고 있다. 좁은 골반 안에서 수술 부위를 확대해 살피면서 기구를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어 암 조직을 제거하는 동시에 괄약근이나 성신경 등 주변 조직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전립선암 수술은 암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요실금 등 수술 후 후유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로봇수술은 확대된 시야와 정밀한 기구 조작을 활용해 암 제거와 기능 보존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암이 전립선 밖으로 진행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면 수술만으로 치료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를 기본으로 암의 진행 정도와 치료 반응에 따라 항암호르몬 치료,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치료와 유전자 표적 치료도 일부 임상에서 적용되고 있다.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 것이 권고된다. 특히 나이와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증상 유무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전립선암은 증상이 생긴 뒤보다 증상이 없을 때 발견하면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며 "PSA 수치에 이상이 있다고 곧바로 암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고, 전문의 상담과 추가 검사를 거쳐 진단한 뒤 병기와 위험도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