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음악을 듣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스테레오 음원이 좌우에서 소리를 들려줬다면 공간음향은 앞뒤와 좌우, 높이까지 활용해 청취자를 음악 속에 들어간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음원의 경쟁력이 ‘무엇을 듣느냐’를 넘어 ‘어떻게 듣느냐’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간음향 콘텐츠 제작에는 전문 인력과 고가 장비, 긴 작업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인디 아티스트와 순수예술가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공간음향 IP 제작·유통 전문기업 오디오가이는 이 문제를 AI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국내 최초 Dolby Atmos 뮤직 스튜디오를 설립한 경험과 자체 AI 공간음향 제작 엔진을 결합해 공간음향의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글로벌 유통까지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10시간 작업을 30분으로 줄이는 AI-SPHR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AI 공간음향 제작 엔진 ‘AI-SPHR’이다.
기존 곡당 약 10시간이 걸리던 공간음향 제작 시간을 약 30분으로 줄여 제작시간을 90%가량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제작 시간의 감소는 단순히 비용 절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제작할 수 있는 음원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에는 경제성이 맞지 않았던 소규모 아티스트의 음원까지 공간음향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오디오가이는 이를 통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심이던 공간음향 시장을 해외 아티스트와 인디 레이블, 순수예술가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에는 AI-SPHR 2단계 고도화를 통해 곡당 제작시간을 15분 수준까지 줄이고 월 500곡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작과 유통, 현지화를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기술만으로는 시장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공간음향으로 변환한 음원이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오디오가이는 통합 플랫폼 ‘SEORO’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의 음원을 공간음향으로 제작하고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으로 유통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AI-SPHR이 제작을 담당하고 SEORO가 유통을, K-Gateway가 현지화를 연결하는 형태다. 일반 음원 유통사가 제작 역량을 갖추기 어렵고 AI 제작 기술기업은 자체 유통망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틈을 공략했다.
이 때문에 오디오가이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단일 기술이 아니라 ‘제작+유통+현지화’를 모두 보유한 통합 밸류체인에서 찾는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여러 회사를 거치지 않고 공간음향 제작부터 해외 플랫폼 유통까지 연결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해외 진출에 박차...1만곡 IP 확보 나선다
사업의 무게중심도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매출은 약 8억원,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17억원이며 2025년부터 일본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일본 메이저 음반사 테이치크와 초도 계약, T-Square 16트랙 릴리즈 계약을 확보했으며 세븐틴, 플레이브 등 K-POP 아티스트 콘텐츠 작업 경험도 쌓았다. 2026년에는 SEORO를 정식 오픈하고 일본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통계약 70건 이상, IP 1만곡 이상 확보를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한다.
공간음향 시장의 확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유통 체계가 중요하다. 오디오가이는 AI-SPHR로 제작 효율을 높이고 SEORO를 통해 글로벌 유통을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AI가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창작물이 새로운 형식과 더 넓은 시장에 도달하도록 돕는 인프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디오가이의 모델은 음악산업에서 AI가 활용될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성장지원 생태계 기반으로 공간음향 사업의 스케일업
오디오가이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6 예술분야 성장도약(스케일업) 지원사업’에 참여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예술기업이다.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앤아처의 지원을 통해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투자 연계와 글로벌 파트너 발굴, 해외시장 진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장지원과 전문 액셀러레이팅은 이러한 기술기업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와 유통 파트너를 확보해 반복적인 매출을 만드는 구조를 갖추고, 오디오가이는 공간음향 제작사를 넘어 글로벌 음악 IP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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