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공시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과태료 가중 비율이 기존 최대 20%에서 50%로 높아진다. 과거 5년간 위반 전력이 한 차례만 있어도 과태료를 가중하고, 공시 지연이나 최초 위반을 이유로 적용하던 일부 감경 혜택도 폐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시의무 위반사건에 관한 과태료 부과기준' 개정 고시를 오는 9일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개정 대상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중요사항 공시의무와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 위반 관련 과태료 부과기준이다.
가장 큰 변화는 반복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다. 기존에는 점검연도를 포함한 최근 5년간 공시의무 위반 건수가 4~6회인 경우 과태료를 10%, 7회 이상인 경우 20% 가중했다. 위반 횟수가 4회 미만이면 반복 위반에 따른 가중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개정 고시는 과거 5년간 공시의무 위반 전력이 1회만 있어도 과태료를 10% 가중하도록 했다. 위반 전력이 2회인 경우 가중 비율은 30%, 3회 이상이면 50%로 높아진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기준이 기존 4회 이상에서 과거 위반 전력 1회 이상으로 강화되고 최대 가중 비율도 2.5배로 확대되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공시의무를 2회 이상 반복 위반한 기업은 50곳이 넘는다. 공정위는 기존 가중 기준만으로는 반복적인 공시의무 위반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제재 수준을 높였다.
반복 위반 횟수를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종전에는 점검연도에 적발된 위반 건수까지 포함했지만, 앞으로는 점검연도의 위반을 제외하고 과거 5년간의 위반 전력을 기준으로 가중 여부를 판단한다.
공시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감경해 주던 규정도 삭제된다. 기존에는 공시 지연 일수가 3일 이하이면 75%, 7일 이하 50%, 15일 이하 30%, 30일 이하 20%의 감경 혜택을 적용했다. 개정 고시 시행 이후에는 이 같은 지연 일수별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공정위는 공시 지연 일수가 이미 과태료 기본금액 산정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개정 이유로 제시했다. 기업집단 현황 공시의무 위반은 공시기한을 넘긴 날의 다음 날부터 보완을 마칠 때까지 하루 5만원,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의무 위반은 하루 10만원씩 기본금액에 가산된다.
기존에는 이처럼 지연 기간에 따라 과태료를 가산한 뒤 다시 지연 일수를 이유로 감경해 제재 효과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중복 적용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감경 조항을 폐지했다.
최초 위반 기업에 대한 감경 기준도 일부 사라진다. 기업집단 현황 공시의무 위반의 경우 종전에는 최초 위반이거나 최근 5년간 위반 전력이 없으면 과태료를 20% 감경했다. 그러나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직후 위반에 따른 50% 감경과 중첩되면 최대 70%까지 감경될 수 있어 해당 규정을 삭제했다.
다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거나 개별 회사가 새롭게 편입된 이후 30일 이내에 공시의무를 위반한 경우 적용되는 50% 감경 규정은 유지된다.
소규모 회사에 적용하던 과태료 기본금액 상한도 폐지된다. 기존에는 기업집단 현황 공시의무 위반의 경우 자본금 또는 자본총계 중 큰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회사,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의무 위반은 50억원 이하인 회사에 대해 과태료 기본금액이 해당 금액의 1%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공정위는 과태료 최종 부과 단계에서 위반 기업의 재무상태를 고려하고 있음에도 기본금액 산정 단계에서 다시 재무상태에 따른 상한을 적용하는 것은 중복 감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회사의 기본금액 상한 규정을 삭제하되 최종 과태료 결정 과정에서 재무상태를 고려하는 체계는 유지한다.
개정 고시는 오는 9일부터 시행되며, 시행일 이전에 공시기한이 도래한 위반행위에는 종전 기준이 적용된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업의 성실한 공시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정보 공개와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