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역대 최대 투자신고…AI 데이터센터·반도체·재생에너지 집중
엔스케일·앰코·도쿄일렉트론 등 참여…외국인투자기업 R&D센터 3곳 추가 지정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투자신고식/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글로벌 기업 7개사가 한국에 총 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신고했다. 국내 최대 외국인투자 유치 행사인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에서 역대 최대 투자신고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체 신고액의 약 97%가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투자 분야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첨단소재, 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산업통상부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6(IKS 2026)'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을 방문한 해외 투자기업 200여개사를 비롯해 외국인투자기업, 주한 외교사절, 외국 상공회의소,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약 2000명이 참석한다.
행사 첫날 진행되는 투자신고식에는 영국과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싱가포르, 노르웨이 등 7개국 기업이 참여한다. 총 투자신고액은 20억달러로 행사 개최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투자신고액은 19억7000만달러로 전체의 97%에 달한다.
투자신고 기업 가운데 영국의 AI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Nscale)은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분야에 참여한다. 엔스케일은 엔비디아와 델,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받은 AI 인프라 기업으로, 이번 투자신고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와 연계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앰코테크놀로지와 일본 도쿄일렉트론, 독일 헨켈 등이 투자신고에 참여했다. 앰코테크놀로지는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등 후공정 분야 기업이며, 도쿄일렉트론은 식각과 증착 등 핵심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한다. 헨켈은 AI 및 차세대 반도체에 사용되는 패키징 소재 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프랑스 에어리퀴드도 투자신고 기업에 포함됐다. 에어리퀴드는 산업용 가스와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국내 AI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 공급 분야와 관련된 투자를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싱가포르의 구린에너지(Gurīn Energy)와 노르웨이의 딥윈드오프쇼어(Deep Wind Offshore)가 참여했다. 구린에너지는 태양광과 육상풍력 개발을, 딥윈드오프쇼어는 해상풍력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투자신고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 확대와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신고와 함께 외국인투자기업 연구개발(R&D)센터 3곳도 새롭게 지정된다. 대상 기업은 영국의 에드워드(Edwards), 프랑스의 발레오(Valeo), 일본의 이비덴(IBIDEN)이다.
에드워드는 반도체용 진공펌프, 발레오는 자율주행차 부품, 이비덴은 반도체용 흑연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R&D센터는 모두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정부는 연구개발 거점 확대를 통해 지역 첨단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외국인투자기업 R&D센터로 지정되면 관련 인력의 영주권 취득 요건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되는 등 혜택이 제공된다. 외국인투자기업 전용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할 때 가산점을 받는 지원도 포함된다.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지역'과 'AI'다. 정부는 'M.AX KOREA: Where Next Growth Begins'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5극3특 성장전략과 제조업 AI 대전환(M.AX)을 중심으로 해외 자본 유치에 나섰다.
특히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했다. AI 기술의 제조업 적용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등 국내 산업·지역 성장계획을 글로벌 기업의 투자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지역 투자유치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최근 외국인투자 증가 흐름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36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229억달러가 신고돼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했다.
다만 산업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글로벌 투자기업들이 실제 수요와 사업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에서는 단순한 투자환경 홍보를 넘어 산업별 사업 기회와 지역별 투자 여건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지방자치단체 투자환경 설명회는 반도체·AI, 바이오·헬스케어, 미래모빌리티·물류·배터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서울과 경남, 경북 등은 AI와 반도체 분야의 투자 여건을 소개하고, 인천·경기·충북 경제자유구역은 바이오산업 관련 투자 기회를 제시한다. 전북과 대구, 광양만권,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등은 이차전지와 모빌리티, 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펼친다.
행사 마지막 날인 6일에는 해외 투자기업 관계자들이 지역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광주·전남에서는 국가AI데이터센터와 앰코코리아를, 부산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북항 재개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에서는 바이오 연구기업을, 경기에서는 판교스타트업캠퍼스와 우주항공 관련 기업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 마련됐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의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협력도 추진된다. 코트라 인베스트코리아와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투자유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데이터센터 관련 공동 투자설명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외국인투자가 간담회를 운영하고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지원할 방침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M.AX 에너지 전략 포럼'이 열린다. 해상풍력과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논의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관련 기업 등이 참여해 에너지 투자 전략과 협력 방안을 공유한다.
글로벌 투자자와 국내 기업 간 연결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5일 열리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 포럼에는 일본과 미국 등의 투자기관이 참여해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국내 스타트업과 개별 상담을 진행한다. 재무적 투자자 포럼에서는 국내 기업 밸류업 정책과 사모시장, 디지털 인프라, 기관투자자의 투자 기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도 운영한다. 국내복귀 지원제도와 지역별 투자환경을 안내하고 기업별 상담을 진행해 해외 사업장의 국내 이전이나 추가 투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도 설명도 진행된다. 주요 노동 관련 제도 변화와 글로벌 최저한세, 녹색전환 정책 등을 소개하고 기업의 국내 투자와 경영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조업 AI 대전환(M.AX)과 5극3특 성장전략에 외국인투자를 더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역사를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M.AX 클러스터·RE100 산업단지 등 투자거점 조성, 과감한 규제 특례와 인허가 지원을 위한 초광역특구 도입, 채용설명회·일자리 박람회를 통한 지역 외투기업 인력 확보 지원,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통한 대규모 지역투자 지원 등을 집중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