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까올리 (한국식 빙수)”라는 말은 이제 태국에서 고유명사가 되었다. 한국어임에도 불구하고, 학생이나 젊은 세대들은 “빙수”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얼음을 갈아 그 위에 연유를 뿌리고 신선한 과일 또는 인절미를 얹은 빙수는 태국 내 음료 및 디저트 시장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사시사철 더운 아열대 지방인 태국에서는 빙수가 계절상품이 아닌 하나의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며 큰 각광을 받고 있는 데, 빙수 한 그릇 당 가격이 태국 현지 내 비싼 커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과 맞먹거나 더 높게 책정되돼 있다.
사실 태국에 빙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녔다. 노점에서 수동식 기계로 갈아서 “할리스 블루 보이”라는 인공색소 (빨간색, 초록색) 설탕 시럽을 뿌리고 그 위에 연유나 젤리를 얻어먹는 정도였던 반면, 과거의 거친 얼음이 아닌 얼린 우유를 갈아 내어, 눈과 같이 부드러운 얼음 위에 인절미 가루 또는 형형색색의 열대과일, 치즈 등 무궁무진한 토핑 조합으로 다양한 현지 입맛을 충족시켰다. 단순히 팥이나 과일을 넘어서 인절미, 치즈케이크 그리고 쿠키 등이 첨가되어, 한 끼 식사로도 거뜬히 배를 채울 수 있는 넉넉한 양에 태국의 뜨거운 날씨까지 빙수 열기에 한 몫 거들고 있다.
태국식 빙수 (사진: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이토록 태국 내 빙수 바람이 불게 된 것은 한국 여행을 다녀온 여러 태국 관광객들이 남긴 자체 여행 후기에 “한국식 빙수”가 속속들이 소개되기 시작되었고, 한국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태국 시장 개척을 나서면서 점차 불붙기 시작하였다. 현재 태국 내에서는 ‘설빙, 서빙고, 스노우 폴 하우스, 스노우트리 타일랜드, 소프트 비, 헬로코리아, Cafe Wicked Snow’ 등 다양한 빙수전문점이 영업하고 있으며, 태국시장에 진입하면서부터 커피와 함께 빙수를 소개해 온 ‘탐앤탐스, 할리스 커피’ 등 한국계 커피 전문점도 이에 질세라 홍보와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데, 한국식 닭갈비 전문 음식점에서 조차 빙수를 주 메뉴 외에 후식 메뉴로 소개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콕 시내 중심가인 시암에 문을 연 설빙 1호점, 쇼핑몰에 입점한 빙수전문점(사진: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각자의 독특한 요리법만 있다면 빙수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고, 특히 태국의 경우 사계절 내내 풍부한 과일이 생산되기 때문인지 최근 빙수관련 체인점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창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각양각색의 빙수 전문점들은 태국의 주요 시내 번화가와 쇼핑몰에 입점하여 현지 쇼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는 한국식 빙수 만들기 방법도 강연 중이며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음식점 리뷰에는 어느 빙수 가게의 메뉴가 맛있는지 비교를 해놓은 포스팅도 늘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같은 개인 SNS에 빙수를 먹고 있는 후기 사진을 올리는 것 또한 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현지인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열을 가하다 보니 비주얼적인 면에만 치중하고 가격이 다소 높은 점을 많이 지적하고 있다. 끝으로, 한국식 빙수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카레라이스’ 하면 일본을 떠올리듯이 ‘빙수’ 하면 한국이 떠올릴 수 있도록 하나의 한국 고유 후식 문화로서 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