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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탐구②] 미국 만화시장, '웹툰' 서부 개척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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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탐구②] 미국 만화시장, '웹툰' 서부 개척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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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6-02 08:15

국내 만화산업은 웹툰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웹툰시장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약 5천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오는 2020년에는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모바일과 웹 유통을 목적으로 만든 만화를 '웹툰'으로 부른다. 디지털 만화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디지털 만화에는 단행본으로 출판된 작품을 이미지로 스캔해서 웹 환경에 유통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웹툰 산업의 선두주자다. 웹툰 작화 형식·내용·유통에서 소비까지 대한민국이 웹툰산업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세계 대부분 국가는 아직 출판만화가 대세다.

웹 코믹스 'Bobbins' (이미지=John Allison)
웹 코믹스 'Bobbins' (이미지=John Allison)


미국 만화시장은 잡지출판만화가 중심이다. 마블 코믹스와 DC코믹스가 잡지만화 시장을 5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의 '라인 웹툰'이 만화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에도 웹툰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보통 웹툰과 같은 형태의 만화를 '웹 코믹스(Web Comics)'라고 한다. 한국 웹툰과는 작화 방식도 내용도 완전히 다르다. 유통의 주체도 다르다.

거대 잡지만화출판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서 '웹 코믹'은 어떤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지 분석한다.

■ 한국은 플랫폼, 미국은 작가 중심 유통

미국과 한국 웹툰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콘텐츠 유통 주체다. 한국이 플랫폼 중심이라면 미국은 작가 중심으로 유통된다.

한국 웹툰은 '네이버 웹툰'나 '카카오 웹툰' 같은 웹툰 전문 플랫폼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된다. 물론 미국에도 웹툰 전문 플랫폼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은 작가 개인 웹사이트(블로그)나 만화포럼을 통해 작품이 유통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미지=타파코스 코믹스 웹사이트)
(이미지=타파코스 코믹스 웹사이트)


미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웹툰 전문 플랫폼은 네이버의 '라인 웹툰'이다. '라인 웹툰'은 지난 해 미국에 진출했지만, 웹툰 전문 플랫폼으로 눈에 띈다. 미국 만화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웹툰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라인 웹툰'이 빠르게 자리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라인 웹툰'은 기존에 서비스하던 웹툰 작품을 번역해서 제공하고 있다. 작품을 보는 방식부터 결제까지 국내 시장과 큰 차이없이 운영된다. 미국 시장에 '라인 웹툰'이 진출한 이후 하나 둘씩 인기를 얻는 작가도 나온다. <마음의 소리>로 유명한 조석 작가가 대표적이다.

미국 현지 웹 코믹스 플랫폼에서 유명한 사이트는 '타파스틱 코믹스(Tapastic Comics)'이다. 타파스틱 코믹스에서 인기있는 웹 코믹스의 내용은 선악구도의 액션물, 로맨스 코미디 장르가 중심이다. 작품마다 그림체가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국적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작품을 올리기 때문에 개성있는 웹코믹스가 많다.

■ 신문만화 코믹 스트립스(Comic Strips) 방식

미국의 웹코믹은 미국 신문에 게재되는 만화와 같은 '코믹 스트립스(Comic Strips)' 형식이다. 1회당 4컷 분량 정도 짧은 내용으로 구성된다. 미국 독자들이 웹을 통해 보는 만화는 짧다. 전체 구성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을 선호한다.

미국 웹코믹스는 신문만화 형식인 '코믹 스트립스'와 같다. 짧은 4컷 내외의 분량으로 이뤄진다. (이미지=Rock and Riot)
미국 웹코믹스는 신문만화 형식인 '코믹 스트립스'와 같다. 짧은 4컷 내외의 분량으로 이뤄진다. (이미지=Rock and Riot)


한국 웹툰이 가진 형식적 특징인 '수직 스크롤링' 방식과 대조적이다. 1회당 분량도 한국 웹툰이 10배 이상 컷 수가 많다. 한국 웹툰은 웹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내용을 연결하기 위해 고안된 형식이다. 반면 미국의 웹 코믹스는 신문 만화의 구조를 옮겨 놓았다. 웹 코믹스는 웹으로 유통하는 만화이다.

미국에서 인기있는 웹 코믹스 작가는 영국 출신의 존 앨리슨(John Allison)이 있다. 존 앨리슨의 대표작은 '바빈스(Bobbins)' 이다. 이 작품은 가상의 영국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2년에 잠시 중단됐지만, 'Scary Go Round'라는 후속 작품으로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다.

아담 아놀드(Adam Arnold)와 시에이(Shiei)의 '아오이의 집(Aoi House)'도 인기있는 작품이다. 그림과 내용이 일본 망가와 유사하다. 미국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일본 스타일의 작품들이 익숙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내용은 2명의 주인공이 대학교에서 퇴학을 당해서 만화 동아리에 가입하며 일어난 사건들을 그렸다.

미국에서 웹 코믹스는 신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많이 활용된다. 누구나 유통 가능하고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가능한 매체로 이용된다. 주제·형식·그림체·구성까지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웹 코믹스는 잡지 만화에서 볼 수 없는 개성적인 작품이 많다. 마니아들이 웹 코믹스를 선호하는 이유다.

(이미지= 웹 코믹스 'Aoi House')
(이미지= 웹 코믹스 'Aoi House')


■ 미국 만화시장, 웹툰 독자들의 '웹 소비'에 촉각

미국의 잡지 만화는 위대한 역사를 가진 문화이자 신화다. 잡지만화 시장은 도로 신문 판매대나 잡지 만화 가게를 통해 유통됐다. 어려웠던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일상의 작은 희망을 주던 창구였다. 미국 잡지 만화는 한 세대와 다음 세대를 거쳐 내려왔다. 캐릭터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아날로그 형식의 잡지 만화가 강력한 문화로 뿌리내린 미국에서 웹으로 만화를 소비하는 것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다.

미국도 모바일로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미국 만화 시장도 변화의 모습이 감지된다. 미국 만화 시장의 양대 산맥인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가 웹으로 자사 콘텐츠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아마존도 웹으로 만화를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Comixology Unlimited'라는 만화 전문 플랫폼을 만들었다.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만화를 제외한 다른 만화 출판사들의 작품을 모아서 서비스 중이다. 만화 독자들이 월구독료만 내면 무제한으로 업로드된 작품을 볼 수 있다.

웹코믹스 'Bobbins' (이미지=John Allison)
웹코믹스 'Bobbins' (이미지=John Allison)


웹코믹스 진출 회사들이 국내 웹툰과 같은 모바일 환경에 맞춘 새로운 만화를 서비스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작품을 웹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보기 편한 정도로만 제공하는 것이다. 웹 환경을 통한 구독이 변화의 시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만화 독자들이 잡지 만화가 주는 인쇄물 특유의 냄새와 손맛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잡지 만화보다는 웹 코믹스에 익숙하게 될 것이다. 작가들은 작품을 곧바로 웹에 올리고 있다. 만화의 작법도 차츰 바뀌고 있다. 미국 만화 독자의 소비 매체 변화는 '라인 웹툰' 플랫폼과 한국 웹툰 작가들에게 기회다. 누구보다도 웹툰 서비스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재중인 <신의 탑>과 <노블레스>가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웹 코믹스 시장은 새롭고 개성넘치는 작품을 찾고 있다. 지금 미국 웹툰 시장은 서부 개척시대의 마지막 금맥이다. 미국 만화 독자들의 입맛에 맛는 웹툰 주제와 소재, 내러티브가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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