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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받아적기] ‘지구: 놀라운 하루', 가장 큰 기적은 바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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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받아적기] ‘지구: 놀라운 하루', 가장 큰 기적은 바로 '일상'이다

이선기 기자

기사입력 : 2018-02-12 02:29

2월 8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언론배급시사회

[더파워=이선기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매 초마다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자연 속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1초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한 순간의 차이로 맹수들의 사냥감이 되기도 하고, 간 발의 차이로 위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손가락보다도 작은 곤충들에게는 날갯짓 한 번이 소중하다. 날개 한 번 잘못 폈다가는 무심코 떨어지는 이슬 방울 하나에 땅으로 곤두박칠 칠 수도 있다. 지구는 이같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매 초 벌어지는 각각의 기적은 태양의 지휘 아래 모여 24시간, 하루를 구성한다.

영국 BBC 자연 다큐멘터리 팀이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 놀라운 하루>로 돌아왔다. 지난 2007년 경이로운 영상미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전세계 1억 1,2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지구의 1년을 담아냈다면, <지구: 놀라운 하루>는 지구의 하루를 구성하는 24시간을 영상으로 옮겼다. 무려 1,095일 동안 전세계 22개국을 돌며 지구의 하루를 구성하는 일분 일초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사진=리틀빅빅처스)
(사진=리틀빅빅처스)

<지구: 놀라운 하루>는 하루를 시작하는 오전부터 하루를 마감하는 밤까지의 시간 동안 벌어지는 전세계 동물들의 일상을 포착한다.

지구에서 가장 척박한 갈라파고스 화산섬에서는 방금 알에서 나온 ‘바다 이구아나’들이 포식자 ‘레이서 스네이크'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사투가 펼쳐진다. 같은 순간 대륙 너머 대나무 숲에서는 한 '판다' 가족이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염없이 대나무 씹어먹기에 한창이다. 강렬한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에서는 온순하기만 한 줄 알았던 ‘기린'들이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북극의 태양이 얼음을 녹여 길을 터 주자 뿔 같은 코를 가진 ‘일각고래'는 얼음왕국을 세우기 위한 긴 항해를 시작한다. 반대편 남극 부근 작은 섬 ‘자보도브스키'에서는 ‘턱끈펭귄'들이 자식들을 먹이기 위해 죽음을 각오한 채 거대한 파도에 몸을 맡기는 중이다. 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그저 하루라는 시간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일 뿐이다.

(사진=리틀빅빅처스)
(사진=리틀빅빅처스)

지구의 24시간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자연의 리듬에 맞춰 순응하는 동물들은 매 초마다 마법같은 광경을 만들어는 데 분주하다. 태양을 벗 삼아서 살아가는 생물이 있는가 하면, 태양을 피해서 몸을 숨기는 이들도 있다. 태양을 기준으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 94분간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하이라이트의 연속

영화 <지구: 놀라운 하루>는 태양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그린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삶에는 태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동물들의 기적같은 일상은 태양을 품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운이 좋은 행성인지, 그리고 지구에서 사는 생물들이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지를 일깨워준다.

BBC 자연 다큐멘터리 팀이 전하는 94분간의 영상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하이라이트의 연속이다. 전세계 22개국을 돌며 포착한 38종의 다양한 생명체들은 DVD 1만 2,300장 분량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인간에게 아낌없이 공개했다. 이를 94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담아낸 만큼 영상에서는 가벼이 넘길 만한 순간을 찾기 힘들다.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동물들의 일상만큼이나 관객의 눈도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느라 바쁘다. 24시간이라는 프레임 안에 순차적으로 배열된 구성이 지루하게 느껴진다기보다는 한 편의 뮤직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감미롭다. 음악에도 클라이막스가 있는 것처럼, 이들의 삶에도 극적인 순간들이 존재한다. 제작진은 이들의 순간을 마치 한 편의 스릴러처럼 짜임새 있게 엮어냈다.

(사진=리틀빅빅처스)
(사진=리틀빅빅처스)

순간의 긴장감을 끌어내는 숨가쁜 전개에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를 벗어나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감행한 제작진의 노고가 돋보인다. 제작진은 극적인 시나리오 구성을 위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영화감독 피터 웨버와 카네기상을 수상한 작가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를 각본에 참여시켰다. 이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38종의 동물들의 치열한 삶을 하나의 잘 짜여진 스토리로 완성했다. 하나의 아름다운 영상에서 끝날 법한 장면들에 극적인 시나리오가 덧붙여지면서 다큐멘터리 이상의 감동을 만들어냈다. 차분한 내레이션은 동물들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적절히 어우러진 비디오와 오디오 효과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동물에게 감정을 이입한 채 두 손을 움켜쥔 자신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 ‘1초에 1,000프레임' 하루를 완벽하게 포착해 낸 BBC의 기술력

극적인 감동을 만들어낸 비결에는 BBC 제작진의 기술력도 큰 역할을 했다. 2007년 제작한 <지구> 이후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술력을 통해 가장 실감나는 자연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팬텀 플렉스 4K(Phantom 4K Flex)’ 카메라의 순간 포착 능력이다. 제작진은 팬텀 플렉스 4K 카메라를 통해 1초에 1,000프레임 단위로 순간을 포착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가장 아름다운 슬로우모션 장면을 탄생시켰다. 슬로우모션은 단 하루의 일생을 사는 하루살이들의 비상 과정과 짝짓기 장면을 등을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눈으로 포착하기 힘든 재빠른 날갯짓이나 움직이는 과정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사진=리틀빅빅처스)
(사진=리틀빅빅처스)

특수제작된 카메라와 크레인 역시 생생한 현장을 더욱 가까이서 촬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초원에서 잠을 청하는 사자를 지면 높이에서 촬영하거나, 생물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장면 등은 이전의 동물 다큐멘터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명장면이다. 제작진은 “실제 지구를 살아가는 동물들의 시선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면서 이번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고의 기술력과 섬세한 감정선을 살려내는 기획력이 집약된 최고의 다큐멘터리 <지구: 놀라운 하루>. 비록 다큐멘터리라 할 지라도 모바일이나 휴대용 스크린 디바이스로 보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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