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이른 폭염으로 인해 농축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조량 부족과 무더위가 겹치면서 작황이 부진한 데다, 계절적 수요가 겹치면서 수박과 배추, 닭고기 등 주요 품목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1개당 2만9,115원으로 3만원에 근접했다. 1년 전보다 36.5%, 평년 대비 38.5% 높은 수준이며, 일주일 사이 22.5%나 급등했다. 수박 가격은 4일까지만 해도 2만3천원대였으나 7~8일 사이 2만56천원대를 거쳐 11일에는 2만9천원대로 뛰었다.
수박값 상승은 지난달 일조량 감소로 생육이 늦어진 가운데, 무더위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는 “무더운 날씨에 당도가 높은 수박 물량이 부족해 기준치 이상 상품이 줄었고, 이로 인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멜론 역시 1개당 평균 1만76원으로 전년 대비 21.7%, 평년보다 16.3% 상승했다. 복숭아(백도)는 10개에 2만3,097원으로 10%가량 올랐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깻잎도 100g당 2,648원으로, 1년 전보다 14.4%, 평년보다 24.6% 비싼 수준이다.
채소 가격도 급등 중이다. 배추는 1개당 4,309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7.4% 올랐고, 무는 2,313원으로 15.9% 상승했다. 생육 지연과 산지 작업 차질로 공급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유통업계는 “김치 공장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한 만큼 지난해처럼 큰 공급 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산물도 상승세다. 계란(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평균 7,162원으로 1년 전보다 5.9% 올랐다. 유통업계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닭고기는 폐사율 증가와 초복(7월 20일)을 앞둔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닭고기 소매 가격은 ㎏당 6,07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 상승했다.
정부는 수급 안정 대책을 가동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3만5,500t의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필요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고사·유실 피해에 대비해 예비묘 250만 주를 마련하고 병해충 방제 약제를 지원한다. 시설 채소류와 과일류는 배수 관리, 햇빛 차단 등 현장 기술지도를 강화 중이다.
수박은 이달 하순부터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축산 분야에서는 고위험 농가를 점검하고 비타민제 등 지원과 축사 관리 요령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체감 물가 완화를 위해 할인 행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